아침의 시 한 편165 내가 사랑하는 계절 _ 나태주 내가 사랑하는 계절 나태주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 더 여유 있게 잡는다면 11월에서 12월 중순까지다 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깨금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시제時祭 지내러 갔다가 막걸리 두.. 2010. 11. 12. 기차 _ 신경림 기차 신경림 꼴뚜기젓 장수도 타고 땅 장수도 탔다 곰배팔이도 대머리도 탔다 작업복도 고무신도 하이힐도 탔다 서로 먹고사는 얘기도 하고 아들 며느리에 딸 자랑 사위 자랑도 한다 지루하면 빙 둘러앉아 고스톱을 치기도 한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끝에 눈에 핏발을 세우고 다투기도 하지만 그러.. 2010. 10. 26.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_ 정호승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정호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장 부근 촛불도 .. 2010. 9. 3. 비 그치고 _ 류시화 비 그치고 류시화 비 그치고 나는 당신앞에 선 한그루 나무이고 싶다. 내 전생애를 푸르게 푸르게 흔들고 싶다 푸르름이 아주 깊어졌을 때 쯤이면 이 세상 모든 새들을 불러 함께 지는 저녁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 2010년 8월 23일 절기상 처서입니다. 입추가 지나고 더위가 누그러지는 시기에 맞게 더위.. 2010. 8. 23.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