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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159

단풍 드는 날 _ 도종환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 2010. 10. 21.
소나무의 시 _ 최옥 소나무의 詩 최옥 나도 한 번씩은 고운 빛깔의 옷을 입고 싶다 뾰족뾰족 바늘 손보다 팔랑팔랑 고운 손 내밀고 싶다 사시사철 혼자 푸르기보다 누군가와 함께 물들 수 있다면 정녕 그럴 수 있다면 나도 한 번씩은 훌훌 벗고 싶다 가벼워지고 싶다 * 2010년 10월 4일 월요일입니다. 비가 온 후 날씨가 많이 .. 2010. 10. 4.
9월이 오면 _ 김향기 9월이 오면 김향기 웃자라던 기세를 접는 나무며 곡식들, 잎마다 두텁게 살이 찌기 시작하고 맑아진 강물에 비친 그림자도 묵직하다. 풀벌레 노래 소리 낮고 낮게 신호 보내면 목청 높던 매미들도 서둘러 떠나고 들판의 열매들마다 속살 채우기 바쁘다. 하늘이 높아질수록 사람도 생각 깊어져 한줄기 .. 2010. 9. 8.
비운다는 건 _ 정유찬 비운다는 건 정유찬 그대가 그대 자신을 비운다는 건 신께 자신을 바친다는 건 절망의 끝에서 그대 자신이 진정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느껴지거나 누군가를 목숨 걸고 사랑하는 그때 사소한 일상이 최고의 축복으로 새롭게 탄생하며 삶이 그대의 사랑을 흠뻑 받게 되는 순간이다 그대가 그대를 비우.. 2010.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