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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단풍 드는 날 _ 도종환

by 홍승환 2010. 10. 21.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2010년 10월 21일 목요일입니다.

  가을의 절정인 단풍이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물든다고 하네요.

  아름다운 가을날의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