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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159

사람 _ 신혜경 사람 신혜경 한문수업 시간 정년퇴임 앞둔 선생님께 제일 먼저 배운 한자는 옥편의 첫 글자 한 일(一)도 아니고 천자문의 하늘 천(天)도, 그 나이에 제일 큰 관심사였던 사랑 애(愛)는 더더욱 아니고 지게와 지게작대기에 비유한 사람 인(人)이었다 마흔을 훌쩍 넘은 지금도 사람 인(人)자를 바라보고 있.. 2010. 7. 29.
좋겠다 _ 백창우 좋겠다 백창우 끝까지 다 부를 수 있는 노래 몇 개쯤 있었으면 좋겠다 매일 시 한 편씩 들려주는 여자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안 가는 예쁜 시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몹시 힘들 때 그저 말없이 나를 안아 재워 줄 착한 아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바람을 노래할 때 그 .. 2010. 7. 23.
여름바다로 _ 임영준 여름바다로 임영준 발가벗고 해변을 함께 뒹굴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짝궁인가요 바닷물에 절어 짭짜름한 입술을 주고받으며 태양을 한껏 품어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사랑인가요 갯내음 거나한 밤하늘의 별들에게 모호한 앞날을 물어보지도 않고 무슨 인생인가요 한여름 바다 넘실거리는 파도가 그대.. 2010. 7. 22.
큰 나무 아래서 _ 김정한 큰 나무 아래서 김정한 큰 나무 아래의 그늘은 넓고도 깊다 그래서 지친 사람들이 쉬어간다 나무는 나이가 몇인지 한번도 알려준 적 없지만 사람들은 나무의 나이를 짐작한다 나무는 언제나 흐트러짐이 없다 큰 나무는 비나 바람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하찮은 것이라도 절대 자기 밖으로 밀어내.. 2010.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