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165 빛 _ 허형만 빛 허형만 빛에는 날개가 있다 날개 있는 것이 모두 그렇듯 빛도 황홀한 꿈으로 난다 꽃잎과 풀벌레 사이 피래미와 물안개 사이 빛이 날으는 길마다 시간의 흔적이 하도 투명하여 아주 잘 닦여진 그리움처럼 싱싱하다 새날은 언제나 그렇게 온다 사랑하는 이여 그대는 새날의 빛이다 눈.. 2012. 10. 11. 좋은 언어 _ 신동엽 좋은 언어 신동엽 외치지 마세요 바람만 재티처럼 날려가 버려요. 조용히 될수록 당신의 자리를 아래로 낮추세요. 그리구 기다려 보세요. 모여들 와도 하거든 바닥에서부터 가슴으로 머리로 속속들이 구비돌아 적셔 보세요. 허잘 것 없는 일로 지난 날 언어들을 고되게 부려만 먹었군요. .. 2012. 9. 27. 사는 맛 _ 정일근 사는 맛 정일근 당신은 복어를 먹는다고 말하지만 그건 복어가 아니다, 독이 빠진 복어는 무장 해제된 생선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독이 든 복어를 파는 요릿집이 있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독의 맛을 들이다 고수가 되면 치사량의 독을 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그 고수가 먹는 것이 진짜 .. 2012. 9. 20. 말하지 않은 말 _ 유안진 말하지 않은 말 유안진 말하고 나면 그만 속이 텅 비어 버릴까봐 나 혼자만의 특수성이 보편성이 될까봐서 숭고하고 영원할 것이 순간적인 단맛으로 전락해버릴까봐서 거리마다 술집마다 아우성치는 삼사류로 오염될까봐서 ´사랑한다´ 참 뜨거운 이 한마디를 입에 담지 않는 거다 참.. 2012. 9. 19. 이전 1 2 3 4 5 6 7 8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