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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165

유월의 언덕 _ 노천명 유월의 언덕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 2011. 6. 17.
가슴앓이 _ 도종환 가슴앓이 도종환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내 마음 속엔 아주 큰 부끄러움이 싹트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부끄러움도 당신 앞에 서면 아주 작은 미소에 지나지 않았기에 혼자만의 아픔으로 살아가렵니다 그렇다 하여 당신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으며 영원한 추억으로 간직하는 까닭은 당신 향해 묻어둔 .. 2011. 6. 8.
말의 빛 _ 이해인 말의 빛 이해인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 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 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없는 청청한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 2011. 5. 27.
해야 _ 박두진 해야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 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어, 달밤이 싫어,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어,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어...... 해야, 고운 .. 2011.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