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237 희망의 바깥은 없다 _ 도종환 희망의 바깥은 없다 도종환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이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은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 2010. 9. 13. 깊은 물 _ 도종환 깊은 물 도종환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들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 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 많은 이 .. 2010. 9. 9. 여름바다로 _ 임영준 여름바다로 임영준 발가벗고 해변을 함께 뒹굴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짝궁인가요 바닷물에 절어 짭짜름한 입술을 주고받으며 태양을 한껏 품어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사랑인가요 갯내음 거나한 밤하늘의 별들에게 모호한 앞날을 물어보지도 않고 무슨 인생인가요 한여름 바다 넘실거리는 파도가 그대.. 2010. 7. 22. 6월엔 내가 _ 이해인 6월엔 내가 이해인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 2010년 .. 2010. 6. 16.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