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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시237

열매 _ 오세영 열매 오세영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롭지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 뾰족하지만 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 덥썩 한 입에 물어 깨무는 탐스런 한 알의 능금 먹는 .. 2010. 5. 19.
너는 약해도 강하다 _ 신현림 너는 약해도 강하다 신현림 쉿잇, 가만히 있어봐 귀를 창문처럼 열어봐 은행나무가 자라는 소리가 들리지 땅이 막 구운 빵처럼 김 나는 것 보이지 으하하하하, 골목길에서 아이 웃는 소리 들리지 괴로우면 스타킹 벗듯 근심 벗고 잠이 오면 자는 거야 오늘 걱정은 오늘로 충분하댔잖아 불안하다고? 인.. 2010. 4. 30.
봄날의 일기예보 _ 이인자 봄날의 일기예보 이인자 내일의 일기예보에서 봄비가 내린다 매일 일기예보를 듣는다는 것은 늙어가고 있다는 것 속수무책 비를 맞으면 몸이 먼저 아프거나 대륙의 모래가 반도를 덮는 날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 할 수 없다는 것 알고 있다. 봄비가 온다고 해도 반드시 온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 2010. 4. 28.
숨어사는 즐거움 _ 조용우 숨어사는 즐거움 조용우 가끔은 숨바꼭질처럼 내 삶을 숨겨두는 즐거움을 갖고 싶습니다. 전화도 티브이도 없고 신문도 오지 않는 새소리 물소리만 적막의 한 소식을 전해주는 깊은 산골로 숨어 들어가 내 소란스런 흔적들을 모두 감추어 두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헛된 바람에 불리어 다녔음을 여기.. 2010.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