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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시65

희망이라는 것 _ 김현승 희망이라는 것 김현승 희망 희망은 분명 있다 네가 내일의 닫힌 상자를 굳이 열지만 않는다면 희망 희망은 분명히 빛난다 네가 너무 가까이 가서 그 그윽한 거리의 노을을 벗기지만 않으면 희망 그것은 너의 보석으로 넉넉히 만들 수도 있다 네가 네 안에 너무 가까이 있어 너의 맑은 눈을 오히려 가리.. 2008. 9. 22.
나의 하늘은 _ 이해인 나의 하늘은 이해인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그 들판에서 꿈을 꾸는 내 마음 파랗게 파랗게 부서지지 않는 .. 2008. 9. 19.
기다림 _ 이수정 기다림 이수정 숲은 옥상에 세들어 있습니다 당신이 사는 집 긴 계단을 걸어 문을 열 때도 닫을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숲은 세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면 길다란 가지들이 백 갈래의 가지를 뻗고 천 갈래의 뿌리를 내립니다 숲은 숨 죽이고 세들어 있습니다만 잎사귀들이 자꾸만 달싹이고 반짝입.. 2008. 9. 18.
내가 웃잖아요 _ 이정하 내가 웃잖아요 이정하 그대가 지금 뒷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언젠가는 돌아오리라는 것을 믿기에 나는 괜찮을 수 있지요. 그대가 마시다가 남겨 둔 차 한 잔 따스한 온기로 남아 있듯이 그대 또한 떠나 봤자 마음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을 수 있지요. 가세요 그대, .. 2008.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