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237 오프라인증후군 _ 도종환 오프라인증후군 도종환 도심에 들어서면 나는 물 위에 뜬 기름처럼 미끄러진다 신호등 앞에 멈추어 서서 기다리는 짧은 동안 내 몸은 어색하고 낯설고 불편하다 지하철에서는 어떻게든 몸을 부딪치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퇴근길에 화물이 된 몸들 사이에 빼곡이 끼어 있으면서도 나는 연신 주문을 외.. 2010. 11. 30. 아침의 시 한 편 (호수 _ 박인걸) 호수 박인걸 호수에 오면 내 마음이 맑은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고향만큼이나 넉넉하게 받아주기 때문이다. 호수는 언제나 푸근하게 하늘과 구름과 산도 품는다. 산이 저토록 아름다운 건 호수에 몸을 담그기 때문이다. 사납게 뛰놀던 바람도 호수에 이르면 순해지지만 호수에 비친 내 모습은 아직은.. 2010. 11. 22. 세월에게 _ 박해옥 세월에게 박해옥 그렇게 깐족되지 않아도 욕심 냈던 꿈의 폭을 줄이겠습니다 무슨 재간으로 당신을 이기겠습니까 매정한 행복 등돌려 앉는 것이 일색이었지만 돌하르방처럼 군말 않고 살았지 않습니까 이제 변방에 바람 되어 단애절벽 섰습니다 간청하오니 더 이상 양보 할 것이 없습니다 더 이상 닦.. 2010. 11. 15. 내가 사랑하는 계절 _ 나태주 내가 사랑하는 계절 나태주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 더 여유 있게 잡는다면 11월에서 12월 중순까지다 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깨금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시제時祭 지내러 갔다가 막걸리 두.. 2010. 11. 12.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