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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시1375

추억의 바다 _ 김후란 추억의 바다 김후란 새벽잠이 없는 바다 보라빛 동녘 하늘에 왕자 같은 불덩이 해 불끈 솟구칠 때 저 무심한 듯 펼쳐졌던 바다 가슴 황금빛 옷자락으로 일어서며 나를 사로 잡는다. 깊이 모를 추억의 바다 삶의 언덕을 치는 파도의 몸짓 더 가야 할길 앞에서 해 뜨는 바다가 눈을 멀게 한다. * 영하 10도.. 2008. 1. 15.
사랑을 잃은 그대에게 _ 도종환 사랑을 잃은 그대에게 도종환 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필요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했고 곁에 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의 그 끝으로 낙엽이 지는 것을 바라보고 서 있는 당신의 그림자 곁에 서서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바람 같은 것임을 저는 생각합니다 웃옷을 벗어 어깨 위에 .. 2008. 1. 14.
밤 눈 _ 기형도 밤 눈 기형도 네 속을 열면 몇 번이나 얼었다 녹으면서 바람이 불 때마다 또 다른 몸짓으로 자리를 바꾸던 은실들이 엉켜 울고 있어. 땅에는 얼음 속에서 썩은 가지들이 실눈을 뜨고 엎드려 있었어. 아무에게도 줄 수 없는 빛을 한 점씩 하늘 낮게 박으면서 너는 무슨 색깔로 또 다른 사랑을 꿈꾸었을까.. 2008. 1. 11.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_ 고정희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고정희 고요하여라 너를 내가슴에 품고 있으면 무심히 지나는 출근 버스 속에서도 추운이들 곁에 따뜻한 차 한잔 끓이는 것이 보이고 울렁거려라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여수 앞바다 오동도쯤에서 춘설속에 적동백 화드득 화드득 툭 터지는 소리 들리고 눈물겨워라 .. 2008.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