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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165

어시장에서 _ 박덕중 어시장에서 박덕중 어시장에 바다 바람이 분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바다 바람이 상인들의 혀끝에서 회오리 친다 뜬눈으로 죽은 고등어, 상어, 갈치, 농어들이 파도 같은 허연 배때기로 누워 있다 나무 상자 위에 가오리들이 엎드려 헤엄쳐 가고 물기 마른 세상, 조기들이 허.. 2012. 2. 10.
하늘 _ 이동식 하늘 이동식 친구야 길을 가다 지치면 하늘을 봐 하늘은 바라보라고 있는 거야 사는 일은 무엇보다도 힘든 일이니까 살다보면 지치기도 하겠지만 그러더라도 그러더라도 체념의 고개를 떨구지 말라고 희망마저 포기해 웃음마저 잃지 말라고 하늘은 저리 높은 곳에 있는 거야. 정.. 2012. 2. 6.
나이테 _ 권오범 나이테 권오범 세월은 속절없는 것이라고 인간들이 똑똑한 척 말을 만들어 놓고 각다귀판에서 저마다 업을 쌓을 때 나무는 우두커니 서서 세월을 잡아 가슴에 옹골차게 쟁여놓았다 하 세월 똑같이 허비하고도 나의 속은 보이지 않는 나이가 그리움만 키워 아무짝에도 쓸모 없이 .. 2012. 1. 26.
겨울나무로 서서 _ 이재무 겨울나무로 서서 이재무 겨울을 견디기 위해 잎들을 떨군다. 여름날 생의 자랑이었던 가지의 꽃들아 잎들아 잠시 안녕 더 크고 무성한 훗날의 축복을 위해 지금은 작별을 해야 할 때 살다보면 삶이란 값진 하나를 위해 열을 바쳐야 할 때가 온다. 분분한 낙엽, 철을 앞세워 오는 서.. 2012.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