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237 그대 앞에 봄이 있다 _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 2012. 2. 17. 몽당연필 _ 이해인 몽당연필 이해인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 없으면 바보 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 왔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 그 소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2012. 2. 9. 말 _ 정원석 말 정원석 산에 사는 산사람은 말이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을 산에서 살다보니 말을 잃었다. 지저귀는 새소리 듣기 좋고 피고 지는 꽃들이 보기 좋고 산이 좋고, 물이 좋고 구름도 좋고 그 많은 것 어떻게 말로 다 하나 그저 빙그레 바라만 본다. * 2012년 2월 3일 금요일입.. 2012. 2. 3. 여행 _ 임영준 여행 임영준 얼떨결에 떠나자 기대는 조금만 하고 눈은 크게 뜨고 짐은 줄이자 어디라도 좋겠지만 사람과 엉키지 않는 순수한 곳이라면 만사를 팽개치고 뒷일도 접어두자 여정에 뛰어들어 보물이 드러나면 꿈꾸던 보자기마다 가득히 채워오자 문물을 얻지 말고 세상을 담아오자 .. 2011. 12. 9.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