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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몽당연필 _ 이해인

by 홍승환 2012. 2. 9.

 

몽당연필

 

                                   이해인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 없으면
바보 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 왔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
그 소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며
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
묵묵히 아프고 싶다

 

* 2012년 2월 9일 목요일입니다.

  인간은 해결하기 쉬운 것부터 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만이 성공을 안겨다줍니다.

  뒤로 밀어두었던 문제들을 꺼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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