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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여유 _ 헨리 데이비스

by 홍승환 2012. 2. 13.

 

여유

 

                                        헨리 데이비스

 


그것이 무슨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잠시 멈춰 서 바라볼 시간조차 없다면.

나뭇가지 아래서 양과 소의 순수한 눈길에
펼쳐진 풍경을 차분히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나면서 수풀 속에 도토리를 숨기는
작은 다람쥐들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대낮에도 마치 밤하늘처럼 반짝이는 별들을
가득 품은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다정한 눈길에 고개를 돌려
춤추는 그 고운 발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된 그녀의 환한 미소가
입가로 번질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얼마나 가여운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잠시 멈춰 서 바라볼 시간조차 없다면

 

 

* 2012년 2월 13일 월요일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잉여'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루저, 88만원세대에 이어 잉여라고 자칭하는 젊은이들...

  쓸모없는 나머지가 아닌 잠시 멈춰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네요.

  잠시 멈춰 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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