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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겨울나기 _ 탁명주

by 홍승환 2012. 2. 8.

 

겨울 나기

 

                                    탁명주



겨울은 껍질이 두꺼운 계수나무다

어린 나무가 겨울 앞에 꿋꿋할 수 있는 건
바람 맞을 잎이 없음이다
뿌리깊은 리듬으로 오는 설레임이 있음이다

매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껍질 속에 저장하였다가
사월 다스운 봄 햇살에 발효시켜
박하나무는 박하 잎을
계수나무는 계피를 만드는 것이리라

한둥치 겨울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

어린 나무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는 건
골패인 낙숫물 소문을 듣기 위함이다
껍질 속 비밀스런 세포분열에
향기 짙은 녹수의 싹 힘껏 밀어올릴
물 오른 봄기운을 기다림이다

 

 

* 2012년 2월 8일 수요일입니다.

  겨울은 나무에게 나이테를 선물합니다.

  겨울은 사람에게 차분함과 견딤을 선물합니다.

  이제 그 겨울의 막바지 몸부림인 듯한 추위입니다.

  외출하실 때 옷차림 단단히 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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