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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모음1039

아침 언어 _ 이기철 아침 언어 이기철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 꽃들은 얼마나 지난 밤을 참고 지냈을까 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 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 밤은 별의 잠옷.. 2013. 6. 7.
푸르른 날의 고독 _ 조성심 푸르른 날의 고독 조성심 잎이 무지스럽게 푸르른 날엔 터지려는 고독 속에 고개를 파묻어 보오. 누군가 붙잡고 싶더라도 그냥 혼자서 온전히 견뎌 보오. 초록의 정념은 그대의 몸 속을 돌고 돌며 그대를 떠나지 않는 삶의 칙칙한 찌꺼기까지 헹구어 내고 어느덧 그대를 푸른 늪 속에 편.. 2013. 6. 5.
6월 _ 황금찬 6월 황금찬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느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청이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 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 2013. 6. 4.
6월 _ 이외수 6월 이외수 바람부는 날 은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知天命)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그러.. 2013.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