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언어
이기철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
꽃들은 얼마나 지난 밤을 참고 지냈을까
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
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
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
모든 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초록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
사람을 기다려 보면 즐거우리라
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
그러나 꽃의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
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
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
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모음일 것이다
* 2013년 6월 7일 금요일입니다.
경색되어 있던 남북 간에 새로운 대화의 국면이 조성되었습니다.
대승적인 합의와 전략적인 성과를 기대해 봅니다.
한 주의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