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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시237

내 깊은 사랑 _ 정공량 내 깊은 사랑 정공량 지친 마음을 건너 바람은 옵니다 하늘 끝까지 소리치지만 세월은 우리 곁에 머물지 않습니다 오늘의 시린 벌판으로 무수한 빛, 사랑을 실어보냅니다 허공 속에 매단 그 이름 불러봅니다 아직 꽃피지 않은 숨결을 풀어봅니다 내 가슴에도 그 날이 오면 꽃들은 피어 향기 천지사방 .. 2010. 1. 20.
그해 겨울 찻집 _ 강만 그해 겨울 찻집 강만 그해 겨울 서성리의 찻집은 모닥불이 참 좋았다 톡톡 튀는 불꽃 속에서는 굴참나무 향기가 났다 마른 통나무 속에 숨어있던 싱그런 바람 소리 물 소리가 하얀 재로 쌓이고 일렁이는 불꽃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잘 구워진 추억 한 접시를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추억은 예기치 않은 .. 2010. 1. 18.
길 _ 윤동주 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 2010. 1. 15.
떠도는 자유에게 _ 고정희 떠도는 자유에게 고정희 한시에는 신새벽 건너오는 바람이더니 세시에는 적막을 뒤흔드는 대숲이더니 다섯시에는 만년설봉 타오르는 햇님이더니 일곱시에는 강물 위에 어리는 들판이더니 아홉시에는 길따라 손잡는 마을이더니 열한시에는 첫눈 내린 날의 석탄불이더니 열세시에는 더운 눈물 따라.. 2010.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