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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_ 정호승

by 홍승환 2010. 2. 18.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2010년 2월 18일 하얀눈이 세상을 덮은 아침입니다.

  벤쿠버에서 연일 계속되는 기쁜 소식에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특히 쇼트트랙과 김연아 선수에게만 집중되었던 관심이 이제 다른 곳으로 분산되고 있어 다행이네요.

  오늘도 여러모로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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