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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밥 같은 시를 쓰고 싶다 _ 서숙희

by 홍승환 2010. 2. 17.

 

밥 같은 시(詩)를 쓰고 싶다

 

                                                      서숙희



흐릿한 상(像) 하나를 붙들고 시름하는 밤
밤은 깊어가고 시의 문전은 멀고도 높은데
허기만 둥글게 부풀어
밥 생각이 간절하다

뜨거운 물과 불을 거쳐 쌀은 밥이 된다
서로를 처절하게 껴안고
온전히 익고 익어서 눈부시게 엉긴 살점들

시린 공복의 손으로 밥솥을 열 때 만나는
저 지순하고 뜨거운 한 사발의 찰진 욕망

그득히 고봉으로 퍼 담는
아, 밥 같은 시 쓰고 싶다

 

 

* 2010년 2월 17일 수요일입니다.

  날씨가 다시 추운 겨울로 가는 듯 하네요.

  오후부터 눈소식까지 있어 걱정입니다.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이은 즐거운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