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같은 시(詩)를 쓰고 싶다
서숙희
흐릿한 상(像) 하나를 붙들고 시름하는 밤
밤은 깊어가고 시의 문전은 멀고도 높은데
허기만 둥글게 부풀어
밥 생각이 간절하다
뜨거운 물과 불을 거쳐 쌀은 밥이 된다
서로를 처절하게 껴안고
온전히 익고 익어서 눈부시게 엉긴 살점들
시린 공복의 손으로 밥솥을 열 때 만나는
저 지순하고 뜨거운 한 사발의 찰진 욕망
그득히 고봉으로 퍼 담는
아, 밥 같은 시 쓰고 싶다
* 2010년 2월 17일 수요일입니다.
날씨가 다시 추운 겨울로 가는 듯 하네요.
오후부터 눈소식까지 있어 걱정입니다.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이은 즐거운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은 사랑한만큼 산다 _ 박용재 (0) | 2010.02.19 |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_ 정호승 (0) | 2010.02.18 |
멀리 있기 _ 유안진 (0) | 2010.02.16 |
눈 _ 김종해 (0) | 2010.02.12 |
낯선 것들은 언제나 신비롭다 _ 정유찬 (0) | 2010.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