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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모음1039

청녹색 _ 천상병 청녹색 천상병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산의 나무들은 녹색이고 하나님은 청녹색을 좋아하신는가 보다. 청녹색은 사람의 눈에 참으로 유익한 빛깔이다. 우리는 아껴야 하리. 이 세상은 유익한 빛깔로 채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 2009년 7월의 마지막날이자 한 주의 마지막인 금요일.. 2009. 7. 31.
넌 _ 조병화 넌 조병화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지금 이곳에서 널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머리 속에서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때론 연하게, 때론 짙게 아롱거리는 안개 밋밋한 자리 감돌며 밤낮을 나보다 한발 앞자리 허허 떠 있는 그 ˝있음˝ 넌 그 자리에서 좋은 .. 2009. 7. 30.
나무 _ 이성선 나무 이성선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욱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 2009. 7. 28.
먼 훗날에도 우리는 _ 유안진 먼 훗날에도 우리는 유안진 먼 훗날에도 우리는 서로 눈에 어리는 아지랑일 까 앞머리 헝클리는 봄 바람일까 여름 별에 뼈가 시려 진땀 나는 고독일까 왈칵왈칵 울고가는 먹구름일까 비 오는 밤 유리창에 젖어 우는 낙엽일까 눈사태로 퍼붓는 한숨일까 탄식일까 나에겐 아직도 허망의 꿈이 되는이여 .. 2009.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