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모음1039 겨울나기 _ 안갑선 겨울나기 안갑선 실오라기 남김없이 옷을 벗어 세 들어 사는 구멍 송송 한 까치집 포근히 덮어 주고 겨울밤 얼어 죽어가고 있었다 마음씨 착한 키다리 나무는 떨리는 손끝으로 살며시 한 쪽에 흩어진 몇 장의 옷을 끌어 덥고 안대를 쓰고 제 살 얹혀 살았다 야위고 불쌍한 넝쿨 나무는 낯 .. 2014. 2. 10. 참회 _ 김남조 참회 김남조 사랑한 일만 빼고 나머지 모든 일이 내 잘못이라고 진작에 고백했으니 이대로 판결해다오 그 사랑 나를 떠났으니 사랑에게도 분명 잘못하였음이라고 준열히 판결해다오 겨우내 돌 위에서 울음 울 것 세 번째 이와 같이 판결해다오 눈물 먹고 잿빛 이끼 청청히 자라거든 내 .. 2014. 1. 20.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_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2014. 1. 17. 새벽 _ 천상병 새벽 천상병 새벽에 깨는 나 어슴푸레는 오늘의 희망! 기다리다가 다섯 시에 산으로 간다. 여기는 상계1동 산에 가면 계곡이 있고, 나는 물 속에 잠긴다. 물은 아침엔 차다. 그래도 마다 않고 온몸을 적신다. 새벽은 차고 으스스 하지만 동쪽에서의 훤한 하늘빛 오늘은 시작되다. * 2014년 1.. 2014. 1. 15.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2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