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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세월 한 켤레 _ 박선희

by 홍승환 2015. 2. 12.

 

세월 한 켤레

 

                                 박선희

 

 

신발장을 정리하다
헌 구두 한 켤레를 끄집어냈다
나를 끌고 다니던 힘 다 빠져나가고
느슨한 시간의 검은 발가락만
꼼지락거리고 있는

세상의 딱딱한 바닥
아프도록 찍어대던 뾰쪽한 뒷굽은
어처구니없이 뭉개져버렸다
툭툭 헛발질하다 쓰러진 반질반질한 시절
말라붙어 집밖을 그리워하고 있다

광택 잃은
세월 한 켤레

내가 다녔던 허다한 길을 회상하며
쓴웃음 짓고 있다
잃어버린 길을 찾아
모든 길의 의미를 되새김질 하는
한 켤레의 추억만
제자리걸음으로 남아
내 발바닥을 기억하고 있다

 

 

* 2015년 2월 12일 목요일입니다.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력이 기업의 성공을 결정합니다.

  지금 바로 빨리 실행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이

  의사결정이 느린 조직을 앞서기 마련입니다.

  실행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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