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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건망증 _ 이해인

by 홍승환 2013. 9. 16.

 

건망증

 

                                  이해인

 

 

금방 말하려고 했던 것
글로 쓰려고 했던 것
잊어버리다니

너무 잘 두어서
찾지 못하는 물건
너무 깊이 간직해서
꺼내 쓰지 못하는
오래된 생각들

하루 종일 찾아도
소용이 없네

헛수고했다고
종이에 적으면서
마음을 고쳐 먹기로 한다

이 세상 떠날 때도
잊고 갈 것
두고 갈 것

너무 많을테니
미리 작은 죽음을
연습했다고 치지 뭐

 

 

* 2013년 9월 16일 월요일입니다.

  추석연휴가 있는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잊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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