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의 시 한 편

유리의 길 _ 이기철

by 홍승환 2013. 9. 5.

 

 

유리(琉璃)의 길·3

 

                                          이기철

 


개미를 보면 나는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나비를 보면 나는
너무 많은 악에 길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잔디를 보면 냉이꽃을 보면 나는
너무 많은 봄을 놓쳐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나생이 둥굴레풀 꽃다지 민들레
고사리 우엉잎 도꼬마리 이질풀
아, 나는 너무 많은 이름들을 놓쳐버렸다

구름을 보면 나는
아직도 내 앞에 걸어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강물을 보면 파도를 보면 나는
아직도 내 앞에
출렁거릴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 2013년 9월 5일 목요일입니다.

  도무지 해답이 떠 오르지 않을 때는

  일시정지인 포우즈가 아닌 리셋이라는 단추를 눌러야합니다.

  다시 시작이라는 말은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걸 새롭게 볼 수 있게 합니다.

  새로운 시각의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을 위하여 _ 송비예  (0) 2013.09.12
겸손의 향기 _ 이해인  (0) 2013.09.09
즐거운 무게 _ 박상천  (0) 2013.09.04
개망초꽃 _ 안도현  (0) 2013.08.30
누구라도 문구점 _ 이해인  (0) 2013.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