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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황고집 칼국수 _ 고경숙

by 홍승환 2012. 12. 10.

 

황고집 칼국수

 

                                      고경숙



부안 바닷가 갯벌에서
바지락 캘 때 딸려온 여자가 있습니다
산행을 마친 나는
자주 바다를 만나러 갑니다
진달래 안부를 잊지 않는 그녀
까만 눈 속에
그리운 진달래 한 송이 피었습니다

밀가루 범벅된 그녀의 손에선
동화 속 늑대도 나왔다 가고
살아온 날들만큼
함박눈이 날리기도 해서
꼬마들은 곧잘 주방을 기웃대곤 했지요

국수 솜씨만은 못하더군요
그녀의 글씨
´바지락칼국수 4000원´
천 원을 더 올리지 못하는 황고집 부부
손님들은 메뉴판에 그려진 바다를 보며
턱을 괴고 천 원어치의 꿈을 꾸고
서해 갯벌에
박아놓은 아린 조개 캐어 나르느라
남자는 하루에도 몇 차례나
뻘 속의 낙지가 되곤 한다더군요.

 

 

* 2012년 12월 10일 월요일입니다.

  매서운 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오늘 점심은 뜨끈한 국물맛이 일품인 바지락칼국수 어떠세요?

  춥지만 한 주의 시작 활기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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