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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여유 _ 헨리 데이비스

by 홍승환 2012. 12. 7.

 

여유

 

                                     헨리 데이비스

 


그것이 무슨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잠시 멈춰 서 바라볼 시간조차 없다면.

나뭇가지 아래서 양과 소의 순수한 눈길에
펼쳐진 풍경을 차분히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나면서 수풀 속에 도토리를 숨기는
작은 다람쥐들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대낮에도 마치 밤하늘처럼 반짝이는 별들을
가득 품은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다정한 눈길에 고개를 돌려
춤추는 그 고운 발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된 그녀의 환한 미소가
입가로 번질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얼마나 가여운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잠시 멈춰 서 바라볼 시간조차 없다면.

 

 

* 2012년 12월 7일 금요일입니다.

  대설이라는 절기에 맞게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눈과 강추위가 예상되는 주말 건강히 보내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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