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의 시 한 편

빛이 열리는 시간 _ 정유찬

by 홍승환 2011. 1. 11.

 

빛이 열리는 시간

 

                                            정유찬

 

 

존재하는 모든 것은 마치
불꽃으로 만든 날개
안개로 만든 깃털
그처럼 신비롭고 허황된 것
거룩하고 하찮은 것

아- 아- 그러할지라도
그토록 모순일지라도
공간을 차지하며 가지마다 돋아나는
연두색 이파리를 바라보면
가슴이 뛴다

지혜롭거나 현명한 누군가
존재의 비밀을 풀어다오
우리가 딛고 사는 이 삶이 꿈이 아님을
혹은 그것이 분명 꿈임을
증명해다오

존재와 부재가 공존하는
아득하고 몽롱한 새벽
빈 창공에 불현듯 새하얀 구름이 생겨나고
새싹에 맺힌 이슬이 몸을 뒤틀고
잠들었던 새들이 후드득 깨어난다

 

 

* 2011년 1월 11일 화요일입니다.

  아침일찍 오던 눈이 잠시 멈췄네요.

  오후에 눈소식이 있으니 외출하실 때 눈길 조심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