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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12월의 독백 _ 오광수

by 홍승환 2010. 12. 7.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 2010년 12월 7일 절기상 대설입니다.

  올 겨울에도 많은 눈과 한파가 올 거라는 예상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