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2010.01.12 08:05 | 볼만한 책 |
도전과 응전의 법칙
토끼와 사슴의 병: 한 부자가 있었다. 부자는 아름다운 섬을 사들여서 나무와 꽃을 심어 푸른 초원을 조성했다. 그리고 토끼와 사슴을 자연상태에 풀어 놓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동물들의 눈빛이 흐려지고 털에 윤기가 사라지면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이처럼 좋은 환경에서 병이 나다니?’ 수의사를 불렀지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부자는 마을의 현자를 찾아갔다.
부자의 이야기를 들은 현자는 껄껄 웃으면서 섬에다 이리 한 마리를 풀어 놓으라고 말했다. 현자의 말에 부자가 놀라자 현자가 말했다. “토끼와 사슴의 병은 환경이 너무 좋아서 생긴 병입니다. 이리에게 잡히지 않으려면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 할 것이고, 그러면 자연히 눈에는 빛이 나고 털에는 윤기가 흐를 것입니다.” 현자의 말대로 이리 한 마리를 풀어놓자 이들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여기서 도전과 응전의 법칙이 나온다. 토인비는 불멸의 역작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외부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했던 민족이나 문명은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문명은 소멸했다. 또 도전이 없었던 민족이나 문명도 무사안일에 빠져 사라지고 말았다.
나일 강의 선물: 자연조건이 지나치게 좋은 환경에서는 문명이 나타나지 않았다. 토인비는 문명을 일으킨 자연환경은 안락한 환경이 아니라 대부분 가혹한 환경이었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자연환경이 좋은 나라는 늘 발전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이다. 고대문명과 세계 종교의 발상지가 모두 척박한 땅이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토인비는 가혹한 환경에 성공적으로 응전한 사례로 이집트 문명, 수메르 문명, 미노스 문명, 인도 문명, 안데스 문명, 중국 문명 등을 들고 있다.
이집트 문명을 일으킨 민족은 원래 아프리카 북부 지역에서 수렵생활을 하며 살고 있었다. 지금부터 5000~6000년 전 아프리카 북부를 걸치고 있던 강우전선이 북유럽 쪽으로 이동해 가자 아프리카 북부와 남아시아 지역은 빠르게 건조, 사막지대로 변해 갔다. 이들에게는 이론상 세 가지의 선택이 있을 수 있었다. 그곳에 남아 기존의 수렵생활을 영위하면서 연명하거나, 그 자리에 남아있으되 수렵생활 대신 유목이나 농경생활로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거나, 거주지역과 생활방식을 모두 바꾸는 셋 중 하나였다.
세 가지 응전 중 어느 것을 택했느냐에 따라서 이들의 운명이 갈렸다. 그 자리에 남아 조상들의 방식대로 수렵생활을 계속했던 부족은 오래 가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생활방식을 바꾼 부족은 아프리카 스텝지역의 유목민이 되었다. 그리고 독사가 우글거리는 나일 강변 밀림지역으로 옮겨 가 농경과 목축을 선택한 부족들은 마침내 찬란한 이집트 문명과 수메르 문명을 일구었다.
나일 강변은 수량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해서 농사짓기에는 적합했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나일 강의 범람이 또 다른 시련이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범람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천문학과 태양력이 발달했고 범람 후의 경지 측정을 위해 기하학이 발달하였다.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도르래가 발명되고 수레가 등장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기반기술이 되었다.
고대 중국 문명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에는 양쯔 강과 황허 강 두 개의 큰 강이 대륙을 가로지르고 있다. 양쯔 강 유역은 기후가 따뜻한 데다 강물의 흐름이 완만하고 농토가 비옥하여 농사짓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쿤룬산맥에서 발원하여 발해만으로 흐르는 황허 강은 혹독한 추위로 겨울이면 얼어붙어 배가 다닐 수도 없었다. 더구나 해마다 범람을 반복하여 수많은 생명과 재산을 앗아갔다. 그러나 고대문명을 일으킨 지역은 양쯔 강이 아니라 바로 험난한 황허 강변이었다.
도도새의 법칙
루이스 캐럴이 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도도새 이야기가 나온다. 도도새는 인도양의 작은 섬 모리셔스에 서식하는 새였다. 모리셔스는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먹이가 사방에 널려 있는데다가 천적마저 없었다. 도도새에게는 모리셔스가 바로 에덴동산이었다.
먹이가 풍부하고 천적도 없으니 애써 날아오를 필요도 없었다. 포르투갈 선원들이 처음 이 섬을 찾았을 때 이 새들은 날아갈 줄을 몰랐다고 한다. 그저 멍청히 사람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래서 포르투갈 사람들이 ‘바보, 멍청이’라는 의미로 붙여준 이름이 도도였다. 그러다가 사람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다른 동물들이 유입되면서 멸종되어 버렸다.
토인비는 외부의 도전이 없어 스스로 사라져버린 문명으로 고대의 마야 문명을 들고 있다. 고대 마야는 기원전부터 중앙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화려한 문명의 꽃을 피웠다. 수학, 천문학이 발달하였고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건축물을 남긴 이들이 AD 900년경에 갑작스레 사라지면서 그 이유를 두고 공룡의 멸종만큼이나 학설이 분분하다.
장기적인 가뭄, 지구 온난화, 화전으로 인한 삼림 파괴, 허리케인의 강타 등 여러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에게는 외부의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갑작스러운 시련이 닥치자, 그 시련을 이기지 못하고 갑작스레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를 도도새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시련을 이긴 민족: 외부의 도전인 시련을 감당하지 못한 민족은 사라졌지만 그 시련을 이겨낸 민족은 더 강하게 일어섰다. 세계에서 가장 수난을 많이 받은 민족으로 유대민족이 꼽힌다. 그들은 2천 년 동안 나라 없이 세계를 떠돌며 시련을 겪었다. 로마시대에는 로마인들의 식민지가 되어 수많은 유대인들이 죽어갔으며,
결국 나라를 잃고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그들을 반기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기독교가 지배하던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은 예수를 죽인 민족이라 하여 가혹한 핍박을 받았다. 히틀러 치하의 나치에서는 600만 명의 유대인들이 학살을 당했다.
그런 시련을 겪고 살아남은 민족이기에 그처럼 강한 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세계 인구의 0.3%에 불과한 그들이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배출했으며 세계적인 유명인사, 세계적인 부자의 절반 정도가 유대인이다. 지금 미국을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유대인들이다.
유럽에서 박해를 받던 유대인들은 제1, 2차 세계대전을 치른 이후 미국으로 몰려들었다. 대량 난민을 수용하기 어려웠던 미국은 이들에게 허드슨 강변을 거주지로 내주었다. 그곳은 일 년에도 몇 번씩 강물이 넘치는 최악의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이곳에 정착한 유대인들은 강물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옹벽을 쌓았다.
그리고는 이곳을 기반으로 금융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곳이 지금의 월가이다. 금융자본주의 나라인 미국, 월가를 장악한 유대인, 그러면 미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유대인들이라는 의미가 된다. 2천 년 동안 세계를 떠돌면서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DNA가 그들의 핏속에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파레토의 법칙, 80:20
파레토의 법칙은 일반인들에게 80:20의 법칙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파레토는 토리노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했으며, 피렌체 대학에서는 철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파레토는 한계 효용설로 유명한 레옹 발라의 뒤를 이어 스위스 로잔 대학의 경제학 교수가 된 인물이다.
파레토의 관심은 소득 분배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무기로 소득의 분배는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일정한 틀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 하였다. 그것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사회 전체 부의 80%를 20%의 소수가 차지한다”는 80:20의 법칙이다.
사람들은 파레토를 80:20의 법칙을 발견한 사람 정도로 기억하고 있지만 그는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이 아니라 사회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후생경제학의 초석을 놓은 위대한 경제학자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80:20의 법칙이 좀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것이 자연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점에 있다.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의 비율이 78:22로 이에 근접하며 지구상의 바다와 육지의 비율, 육지 중에서 산과 평지의 비율이 이와 흡사하다. 정사각형에 내접하는 원을 그릴 경우 사각형의 넓이에서 원의 넓이를 뺀 값은 원 넓이와 78:22의 비율을 이룬다. 사실 80:20의 법칙은 78:22의 변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파레토가 농민들의 소득실태를 이 법칙에 적용해보니 풍년이 들었을 때 전체적인 생활수준은 향상되었지만 하위 20%는 여전히 생활이 어려웠으며 아무리 흉년이 들어도 상위 20%는 곳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여기서 파레토의 법칙은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를 기업에 적용하자면 10가지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기업이 10억의 매출을 올렸다면 모든 상품이 고르게 1억씩 매출을 올린 게 아니라 불과 2개의 대표 상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반면 나머지 8개 상품은 매출의 20%에 그친다는 것이다.
은행 예금의 80%는 20%의 사람들이 예치한 돈이며, 백화점이라면 불과 20%의 핵심 고객들이 전체 백화점 매출의 80%에 기여한다는 의미이다. 이 법칙이 마케팅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기업, 특히 유통업체들은 핵심이 되는 상위 20%의 고객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곧 VIP 마케팅이다.
긴 꼬리의 법칙, 롱테일
인터넷 세상이 열리면서 파레토의 법칙은 깨지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오프라인 가게라면 20%의 핵심 아이템이 매출의 80%를 차지하지만 인터넷에서는 비핵심 소비자와 비핵심적인 아이템들이 주축을 이룬다. 세계 최대의 오프라인 서점인 반스&노블과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이 좋은 비교 대상이다. 반스&노블은 미국 전역에 500개가 넘는 대형 매장을 가진 최대 서점인 반면 아마존은 매장 하나 없는 인터넷 서점이다.
말하자면 아마존과 반스&노블은 다윗과 골리앗인 셈이다. 반스&노블의 전체 매출의 80%는 20%의 단골손님들에 의한 베스트셀러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다중이 참여하는 인터넷 기반의 서점 아마존은 소수의 단골이 아닌,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투리 고객들이 주문하는 일반도서와 희귀도서의 매출이 상위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아마존에서의 구입 패턴을 다차원 좌표상에 그릴 때 X에 아이템, Y에 누적 매출을 표시하면 마치 긴 꼬리의 동물이 옆으로 누워 있는 듯한 모습이다. 미국의 저술가이자 편집자인 크리스 앤더슨은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하면서 ‘긴 꼬리의 법칙’으로 명명하였다.
요약하자면 공간이나 상권 개념이 없는 인터넷에서는 모래처럼 흩어져 있는 자투리 고객과 이들이 찾는 자투리 상품들이 모여 큰 산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를 역파레토 법칙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거대 소수에 비해 작은 개미 집단이 우위에 있다는 의미이다.
이 두 기업의 싸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아마존에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우선 장서량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반스&노블이 갖출 수 있는 책은 13만 권 정도이다. 공간의 한계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은 무려 230만 종의 책을 갖추고 있다. 좀 더 재미있는 것은 오프라인 서점의 경우 매출 상위 1만 권 중에서 분기에 한 권 이상 판매되는 책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에서는 상위 10만 권 가운데 98%가 분기에 한 권 이상 판매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나 음악 서비스업체 아이튠즈, DVD 대여업의 넷플릭스 등 주로 인터넷 기반에서 성공한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애플의 아이튠즈가 서비스하는 100만 곡들은 적어도 분기에 1번씩은 판매되고 있으며 넷플릭스 역시 지난 분기에 25,000종의 DVD 가운데 95%가 1번 이상 서비스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인터넷 기반의 비즈니스는 다양성의 바탕 위에 비즈니스가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프레임의 법칙
미국에서 널리 알려진 우화 한 가지. 두 사람이 예배를 드리러 가는 길이었다. 그 중 한 사람인 세실이 물었다. “이봐, 모리스,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나?” 모리스가 대답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랍비한테 물어보는 게 어때?” 세실이 먼저 랍비에게 다가가 물었다. “선생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랍비는 정색을 하면서 대답했다. “형제여, 기도는 하나님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기도 중에 담배를 피우다니, 그럴 수는 절대로 없다네.”
세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모리스가 말했다. “네가 질문을 잘못해서 그런 거야. 내가 다시 물어볼게.” 이번에는 모리스가 랍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랍비는 환한 미소를 얼굴에 띠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형제여,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다네.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얼마든지 기도는 드릴 수 있다네.”
동일한 현상도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다. 생각의 틀을 바꾸면 불행도 행복으로 느껴진다. 이것이 프레임의 법칙이다. 코넬 대학 심리학 교실에서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것은 1992년에 있었던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의 표정을 분석한 것이었다. 기쁜 표정을 짓는 선수의 순서는 금, 은, 동이 아니라 금, 동, 은이었다. 분석 팀에서는 그 이유를 프레임 이론으로 풀이하고 있다.
물론 금메달을 딴 선수는 기쁜 표정이다. 그러나 은메달을 딴 선수는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텐데…….’ 그러면서 금메달의 시각으로 자신의 은메달을 생각한 반면, 동메달을 딴 선수는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관점에서 자신의 동메달을 보게 된다. 그래서 동메달을 딴 선수가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환한 표정을 짓는다는 것이다.
쓰레기 청소를 하면서도 늘 환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할아버지 청소부가 있었다. 무엇이 좋아서 저리도 싱글거리는 것인지 궁금해 하던 청년이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그러자 청소부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는 거라네. 그러니 즐겁지 아니한가!”
깨진 유리창의 법칙
대형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그만 교통질서부터 단속하는 것이다. 더러운 곳을 없애면 파리나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범죄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없애면 범죄가 설 자리도 점점 더 좁아지리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최근 필리핀에 있는 한 교도소가 세계적인 화제를 낳고 있다. 이곳은 처음 인터넷을 통해 퍼지다가 급기야 미국의 CNN을 비롯한 세계 주요 매스컴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필리핀의 세부 지역에 있는 한 교도소에서는 새로운 소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체력 단련 시간을 이용하여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다른 교도소들이 규율을 정해놓고 생활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에 반해 여기서는 죄수들에게 춤을 가르쳤다. 춤을 출 때 틀어주는 노래도 다양하다. 초기에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많이 틀었으나 최근에는 우리나라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인기라고 한다. 교도소 생활을 그렇게 바꾸었더니 오히려 통제도 훨씬 쉬워졌고 출소자들의 재범률도 다른 곳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 범죄가 태어나고 자라는 어두운 환경을 밝게 바꾼 결과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과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낙후된 골목에 상태가 비슷한 자동차 두 대를 세우고 한 대는 보닛을 조금 열어둔 상태로, 다른 한 대는 보닛을 열고 유리창도 조금 깨진 상태로 방치했다. 그리고서 1주일 후에 보았더니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는 배터리와 타이어를 빼가고 사방에 낙서를 하고 돌을 던져 거의 고철상태가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유리창이 조금 깨진 것밖에 차이가 없는 데도 그런 차이가 났다. 여기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나온다. 일단 금이 간 유리창은 전체가 쉽게 망가진다는 이야기다.
1980년대 뉴욕 경찰 당국은 뉴욕 지하철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밤이면 뉴욕 지하철을 탄다는 것 자체가 공포였다. 경찰국장은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 힌트를 얻어 범죄의 심리적 온상이 지하철 낙서라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낙서를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지워도 지워도 다시 낙서를 하는 바람에 완전히 뿌리 뽑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마침내 1989년에야 지하철의 모든 낙서를 지웠다. 낙서를 지우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줄어들던 범죄율이 1994년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중범죄의 경우는 75%가 줄어드는 기적이 일어났다.
최소량의 법칙
독일의 화학자 J.F. 리비히는 식물의 성장을 눈여겨보다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얼핏 보기에 아주 좋은 환경에 있는 식물들의 성장이 오히려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이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던 중 식물의 성장은 필요한 요소들의 합이 아니라, 필요한 요소 중 양이 가장 적은 어느 한 요소에 의해 제어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최소량의 법칙’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식물의 성장에 질소, 인산, 칼리의 3가지의 영양소가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인산, 칼리가 아무리 풍부해도 질소 성분 하나가 부족하면 식물은 질소를 소진할 때까지만 성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식물의 광합성을 보자. 광합성에는 이산화탄소, 태양광선, 온도 등이 필요하다.
식물의 광합성이 이루어지는 속도는 3가지 요소 중 가장 적은 요소에 의해 제어된다. 탄소가 부족한 곳이라면 부족한 탄소를 소진할 때까지만 광합성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리비히는 자신의 법칙을 뒤집어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질소 성분 하나만 보충해주면 식물은 온전하게 자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하여 탄생한 것이 화학비료였다.
최소인자의 법칙을 사람에게 비유해보자.
사람의 성공에 있어 노력과 재능,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노력만으로도 안 되고 재능만으로도 안 된다. 성공을 위해 ‘10’이라는 노력과 ‘10’이라는 재능이 필요하다고 할 때 어떤 사람이 ‘15’의 재능을 가졌다고 해서 ‘5’의 노력만으로 성공을 이룰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 역시 최소인자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두 요소 모두 ‘10 + α’가 되어야 한다.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기업의 매출, 순익, 금리, 통화량, 환율, 주식의 수요와 공급량, 유가, 국제 수지 등 주가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 중에서 어느 한 요소가 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다면 기업의 자산가치가 아무리 높아도 주가는 오르지 않게 된다. 사람에 대한 평가도 그 사람이 가진 장점보다는 그 사람이 가진 단점에 의해 제어된다.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성실하지 못하다면 바로 그 ‘성실성’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로 작용한다.
붉은 여왕의 법칙
앨리스와 붉은 여왕은 숨을 헐떡이며 달렸다. 앨리스가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달리면 어딘가에 도착하게 돼요.” 그러자 붉은 여왕이 호통을 쳤다. “이런 느림보 같으니. 여기서는 이렇게 달려야 겨우 제자리야. 어딘 가에 닿으려면 2배는 더 열심히 달려야 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거기서는 앨리스와 붉은 여왕도 달리지만 주위의 사물도 함께 달리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달려도 그 자리만 맴돌 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면 이 이상한 나라가 오히려 정상이다. 우리는 모두 달린다고 달리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그 자리에서 맴돌거나 아니면 뒤처지기 일쑤다. 나도 달리지만 다른 사람들은 더 열심히 달리기 때문이다.
영양과 얼룩말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 초원에는 치타도 함께 살고 있다. 치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소한 둘 중에서 하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해야 한다. 반면 영양이나 얼룩말의 입장에서는 치타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누군가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생명체의 90% 정도가 멸종했다고 한다. 개별적인 종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달린다고 달렸지만 주위의 모든 경쟁자들이 더 빠른 속도로 달린다면 낙오하고 마는 것이다. 앞서려면 2배는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는 것이 붉은 여왕의 법칙이다.
동종교배 퇴화의 법칙
19세기 영국에 로버트 베이크웰이라는 이름의 목축업자가 있었다. 그는 양목을 하는 사람으로, 목초를 엄청나게 먹으면서도 살이 찌질 않아서 경제성이 별로 없는 양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양으로 떼돈을 벌 방법이 없을까?’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던 중에 생각해낸 것이 우수한 품종의 양들을 동종교배시켜 최우수 양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돌연변이에 가까울 정도의 살찐 암컷 양을 골랐다. 머리가 작고 목도 짧으면서 다리가 가느다랗고, 대신 가슴과 엉덩이가 엄청나게 큰 양이었다. 고기로 팔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는 그 어미 양과 교접시킬 양을 찾다가 그 어미를 빼닮은 새끼를 찾아냈다.
그리고 어미와 새끼 양을 교접시켜 이상적인 우량종을 만들었다. 그는 그 유전형질을 보존하기 위해 어미와 자식, 형제, 자매를 잇달아 교배시켰다. 여기서 태어난 새로운 품종을 그는 ‘디쉴리 레스터’라고 이름 지었다. 소위 말하는 울트라 양이었다. 그렇게 해서 그는 한때 큰돈을 벌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인구통계학자 맬서스는 경탄했다. 자신이 그토록 비관적으로 생각했던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동종교배 과정이 되풀이 되자 대재앙이 시작되었다. 자신이 기르던 양들이 모두 스크래피라는 무서운 전염병에 걸린 것이다. 스크래피란 일종의 가려움증으로 이 병에 걸리면 온몸이 가려워서 먹고 자는 것도 힘들고 머리와 온몸을 땅과 기둥에 비비다가 죽고 만다.
동종교배에 의한 퇴화였던 것이다. 유사형질 간의 교배를 동종교배라 하고 이질적인 형질 간의 교배를 이종교배 혹은 잡종교배라고 부른다.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하면 잡종 1세대에서는 우성형질만 나타난다. 이를 잡종강세라고 부른다. 잡종교배에서 태어난 잡종 1세대는 부모의 강점만을 타고나기 때문에 성장률, 산란율, 수정률 등 여러 면에서 부모 세대에 비해 우수하다.
수확은 많지만 병충해에 약한 볍씨가 있고 병충해에는 강하지만 수확이 적은 씨앗이 있다고 하자. 이질적인 두 종을 교배시켰을 경우 잡종 1세대인 F1에서는 이 둘의 강점만을 취해 병충해에도 강하고 수확도 많은 볍씨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잡종강세이다. 반대로 동종, 특히 근친교배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에는 열성 유전자의 발현이 강해지면서 기형아나 열성 개체가 태어나는 경향이 강해진다.
미국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을 두고 잡종강세로 설명하는 학자들도 많다. 미국을 세운 사람들 자체가 세계 각지로부터 모여 든 이민자들이어서 이들 잡종 간의 결혼으로 미국은 전형적인 잡종강세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유대민족을 잡종강세로 설명하는 학자들도 있다.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고 수천 년 동안 세계를 떠돌면서 상당히 다른 형질의 민족들과 얽히고설켰고 그것이 잡종강세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순수 유대인보다는 폴란드계 유대인, 독일계 유대인 하는 식으로 유대인들의 피는 전형적인 잡종강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나 조직도 마찬가지다. 남의 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폐쇄된 사회는 쇠퇴하기 마련이다. 다양한 요소들이 얽히고설킬 때 강한 사회가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 사람의 지시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은 겉으로는 강해 보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외부의 변화에 취약해지기 마련이다. 민주주의 사회가 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또 폐쇄된 조직은 효율성만 추구할 뿐 새로운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는다. 아이디어나 창의력 역시 다양한 사람, 다양한 생각이 서로 부대끼면서 나온다. 생각이 다른 사람, 경험이 다른 사람, 전공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야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조직의 책임자가 순혈주의를 고집하거나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만을 주위에 둔다면 조직은 서서히 퇴화하게 마련이다.
치킨 게임의 법칙
치킨 게임이란 1950년대 미국 갱단 사이에서 유행하던 게임 이름이다. 좁은 도로에서 자동차를 마주보며 달리는 게임방식이다.
그러다가 운전대를 먼저 꺾는 쪽이 지게 된다. 두 사람 모두가 핸들을 꺾지 않는다면 충돌로 이어지게 된다. 냉전시대 미ㆍ소 간의 군비 경쟁이 그러했으며, 기업 경쟁이 그러하다. 그러나 여기서 이긴 승자는 쉽게 패자의 몫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의 경우 가혹한 환경에서 경쟁자들이 도태되고 나면 승자는 더 큰 시장을 차지할 수 있으며 쓰러져가는 기업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했던 반도체 시장의 싸움이 치킨 게임 바로 그것이었다. 2009년에 접어들어 시장 점유율 10%로 세계 랭킹 5위였던 독일의 키몬 사가 파산하고, 잇따라 점유율 3%, 4.4%였던 대만의 프로모스와 파워칩이 휘청거리게 되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반사적인 이익을 얻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을 한층 더 넓힐 수 있었다. 바로 치킨 게임의 승자가 된 것이다. 세계 LCD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도 치킨 게임의 승자였다. 2008년 1분기 양사의 합계 시장 점유율은 1분기에 43%였으나 4분기에는 54%로 12%나 증가했다.
미국의 자동차 기업 빅 쓰리가 휘청거리자 일본의 도요타는 GM을 누르고 세계 1위로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DHL이 비운 자리를 페더럴 익스프레스는 힘들이지 않고 차지할 수 있었으며, 월마트 역시 2, 3위권 대형 업체들이 휘청거리면서 오히려 매출이 늘어났다. 델타항공은 휘청거리는 노스웨스트를 인수하여 세계 최대의 항공사로 올라섰다.
나비 효과
MIT 대학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천체의 운동까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현대과학이 날씨 하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는 이 의문에 접근하기 위해 실험을 해보았다. 습도, 온도, 바람 등 기상을 좌우하는 변수들을 컴퓨터에 입력한 다음 각 변수들마다 초기조건의 값을 1/1000씩 다르게 입력해보았다. 그랬더니 결과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나더라는 것이다.
습도와 바람의 값을 조금씩 높이자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에 불과하던 바람이 미국의 텍사스에 미칠 무렵에는 토네이도로 변했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 주에서 토네이도의 원인이 될 수 있는가?」 로렌츠는 자신의 실험 결과를 위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나비 효과라는 개념은 여기서 나왔다. 나비 효과라는 말은 초기에 감지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차이가 결과에 있어서 큰 차이로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장착했다.
디테일의 힘: 나비 효과는 처음에는 날씨와 같은 복잡계를 설명하는 과학 이론이었으나 차츰 경제학, 사회학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움직이는 복잡한 사회 현상들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게 되었다. 성공이나 실패도 능력이나 노력에서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차이가 결과에 있어서는 성공과 실패라는 큰 차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1961년 4월 12일 소련은 사상 첫 유인우주선인 보스토크 1호를 발사했다. 그 안에는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 가가린이 타고 있었다. “여기서 지구가 아주 잘 보인다. 아름답다. 기분이 매우 좋다. 지구는 푸른색이다.”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 가가린은 푸른색으로 빛나는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그렇게 감탄했다.
그 말 한마디로 가가린은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보스토크 1호를 발사할 때의 에피소드이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이 되는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응모했다. 최종심사에 오른 사람은 모두 19명이었다. 모두가 뛰어난 조건을 갖추고 있어 누가 선발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관문은 우주선 탑승 시험, 그러나 여기서 아주 작은 차이 하나가 승패를 갈랐다. 다른 후보들이 모두 구두를 신은 채 우주선에 오를 때 가가린만은 구두를 벗고 우주선에 올랐다. 이것이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켜 우주인으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은 것이다. 아주 작은 차이가 큰 승부를 가른 것이다.
100-1=0이다: 현대 건축의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독일 출신의 미국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신은 언제나 디테일 속에 있다.” 여기서 신은 곧 ‘완벽한 아름다움’ 정도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웅장한 건축물이라도 디테일에서 실패하면 결코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데어 로에는 말한다. “100가지 중 1가지를 실패했다면 99점이 아니라 ‘0’점이 된다.” 이것이 ‘100-1=0의 법칙’이다.
파킨슨의 법칙
조직의 병리를 진단하는 이론으로는 ‘파킨슨의 법칙’과 ‘피터의 원리’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해군에 근무했던 파킨슨은 관료조직이 비대해져 가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거대조직의 비효율성은 필연적이라고 단언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주목한 자료는 1914년과 1928년 영국 해군의 인력구조 변화였다.
1914년에서 1928년까지 14년 동안 해군 장병의 숫자는 14만 6천 명에서 10만 명으로, 군함은 62척에서 20척으로 줄어들었으나 같은 기간 동안 해군 본부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숫자는 2,000명에서 3,569명으로 80% 가까이 늘어났다. 전투력이 줄어들었는데도 왜 관리요원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것일까?
그가 내린 결론은 공무원의 숫자는 업무량과 관계없이 계속 늘어난다는 사실이었다. 그 요인은 두 가지, 하나는 자신의 승진을 위해 불필요한 부하직원의 숫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기 때문이며, 다음으로는 공무원들 서로가 서로의 일거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공직사회는 일의 경중이나 유무에 관계없이 점점 더 비대해진다. 그는 이 이론에다 자신의 이름을 붙여 파킨슨의 법칙으로 명명하였다.
파킨슨은 또 700년 역사를 가진 영국 내각의 효율성을 연구하던 중 내각의 구성원 숫자가 20명을 넘으면 급격히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결론지었다. 20명 이내일 때는 의견일치를 보이기 쉽지만 20명이 넘으면 몇 개의 소집단으로 나누어져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에 도달하기가 어렵다. 그가 공직사회를 더욱 신랄하게 꼬집은 내용은 “예산심의에 필요한 시간은 예산액과 반비례 한다”는 언급이었다. 예산이 적을 때는 온갖 이론을 다 동원하여 타당성을 따지지만 예산이 많은 분야일수록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이 공무원 사회라는 비판이었다.
피터의 원리
피터의 원리 또한 무능해지기 쉬운 조직의 병리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피터는 자신의 저서 『피터의 원리』에서 조직 내의 모든 사람은 무능한 수준, 즉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오를 때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파킨슨의 법칙이 공직사회를 겨냥한 일종의 풍자였다면 피터의 원리는 훨씬 더 과학적인 접근이었다.
피터는 정부, 군대, 산업 조직을 역사적,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결국 조직의 높은 자리는 무능력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군대를 예로 보자. 일선 지휘관이 능력을 인정받아 더 높은 자리로 승진했다면 새로이 승진한 직위에서는 군인으로서의 그의 자세나 부하 통솔력, 용맹스러움 등이 점점 더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높이 승진할 경우에는 정치인이나 정부 관리들을 다루고 이해관계자들을 조종하는 일이 주요 업무가 된다. 여기서 원칙에 투철한 군인은 정치인으로서는 무능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피그말리온 효과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시대 아프로디테 신전이 있는 키프로스 섬에 살았던 뛰어난 조각가였다. 당시 그 섬의 여인들은 정조관념이 희박했던 모양으로, 이에 실망한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상상하는 이상적인 여인상을 상아 조각으로 다듬어 그 조각상과 사랑에 빠졌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아프로디테 축제의 날,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 신에게 자신이 다듬은 조각의 여인을 사람으로 만들어달라고 간청했다. 그의 정성에 감복한 아프로디테는 마침내 그 조각상에 영혼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 여인의 이름은 갈라테이아였다.
이처럼 간절한 염원이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그 조각가의 이름을 따서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부른다.
심리학에서는 자기 암시의 효과라고 부른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큰일을 이룩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강력한 자기암시가 열정을 불태우게 하고, 그 열정이 큰일을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며 자기암시를 했고 오바마,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 등 0.1%에 속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강력한 자기암시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이다.
꿈은 여기에……: ‘Dream is now here(여기에 꿈이 있다)’이라는 말도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에게는 ‘Dream is nowhere(꿈은 어디에도 없다)’로 보인다고 한다. 이 둘은 띄어쓰기 하나의 차이다.
미국의 한 운송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PIE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일 년 동안 화물식별을 잘못하여 발생하는 손해가 25만 달러나 되었다. 마침내 유명 컨설턴트인 에드워드 데밍 박사를 초청하여 자문을 받았는데, 그의 처방 중 하나가 작업 인부들의 호칭을 바꾸라는 것이었다. 그의 권고에 따라 작업 인부라는 이름 대신 장인匠人으로 불렀다. 그러자 한 달 만에 배송실수가 10% 줄었다. 그전까지 작업 인부는 시간만 때울 뿐이었지만 장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자 자신의 일에 책임과 긍지를 가지더라는 것이다.
70:20:10의 법칙
매년 《포천》지가 발표하는 500대 기업을 보면 평균 수명이 40년 정도라고 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발표한 것을 보면 일본 1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이고, 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23.8년이다. 50년대 주요 기업이었던 삼양사, 럭키화학, 금성방직, 태창 그룹, 삼성 그룹, 삼호 그룹, 개풍 그룹, 동양 그룹, 화신 그룹 등이었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은 기업군은 럭키(지금의 엘지)와 삼성 정도이다. 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 창업에서 궤도에 오르기까지 10년 동안은 평균 순수익률이 5.9%로 높지만 20~30년 동안은 3.4%로 떨어진다. 여기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지 못하면 서서히 잊히는 기업이 되고 만다.
1950년대의 주력 산업이 섬유, 시멘트, 제당 등이었다면 1960년대에는 건설, 자동차, 1970~1980년대에는 정유, 중공업, 전자, 수출 등이 떠오르는 시장이었다. 즉 어느 한 분야만 고집해서는 쇠락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떠오르는 시장에 올인하는 전략도 잘못하면 또 다른 쇠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존 핵심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시도했던 다각화, 다변화로 핵심 사업마저 구렁에 빠뜨리고 결국은 기업 간판마저 내린 곳도 많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적절한 변신만이 그 해답이다.
그렇다면 적절한 변신이란 무엇인가? 정답은 없지만 현재의 핵심 사업과 미래의 성장 사업에 적절히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 좋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구글을 보자. 구글은 70:20:10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핵심 사업에 70, 핵심 사업과 관련된 분야에 20,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10을 투자한다는 원칙이다.
전혀 새로운, 조금은 엉뚱한 분야에 10을 투자한다는 것은 투자가 실패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맞아떨어졌을 경우에는 큰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 구글의 와이파이나 오프라인 광고 등은 핵심 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실패해도 좋다고 생각했던 10%의 투자에서 나온 히트상품들이다.
이 비율이 정석은 아니겠지만 미래의 성장엔진을 찾기 위해 최소한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길로 참고;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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