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칼튼 꿈의 서비스
조셉 미첼리 지음
리츠칼튼 경험
지금부터 100여년 전 한 목동의 아들이 호텔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그는 여러 직장에서 해고당했고 한 고용주에게는 이런 말도 들었다. “호텔업계에 종사하려면 타고난 재능과 수완이 필요하지. 근데 당신에게서는 도무지 그런 걸 찾아볼 수 없군.” ‘왕들의 호텔리어, 호텔리어의 왕’인 세자르 리츠는 이렇게 시작해서 호텔 산업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그는 고객의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고, 호화로움의 절대 표준과 탁월한 서비스의 대명사로 인정받는 호텔을 탄생시켰다. 이런 그의 탁월한 능력 덕분에 ‘ritzy(사치스러운)’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설립 이후 세계적인 호텔 체인으로 성장하면서 리츠칼튼은 많은 고난과 실패, 전환기를 겪었다. 하지만 서비스와 품질에 대한 경영진의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 재정적인 도전에 직면했을 때조차 리츠칼튼은 세계 각지에서 변함없는 서비스로 인정받았다. 리츠칼튼 경영진은 경제적으로 위협을 받은 시기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업의 독특한 관행을 벤치마킹했다. 그 결과 리츠칼튼은 서비스 분야 최초로 말콤 볼드리지 국가 품질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또한 모빌 파이브 스타상, AAA 파이브 다이아몬드 상 등 서비스 분야와 유력한 소비자 단체에서 수여하는 중요한 상도 휩쓸었다.
그렇다면 호텔 업계의 아이콘인 이 기업의 핵심은 무엇인가? 리츠칼튼 경험이란 무엇인가? 프로트래블 인터내셔널의 로버트 왓슨은 이 경험을 서비스 가치라고 표현한다. “현대 사회에서 가치가 항상 가격과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리츠칼튼의 경험을 진정으로 가치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츠칼튼 총지배인 토니 마리아는 이렇게 말한다. “리츠칼튼의 경험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와우’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츠칼튼에서는 손님이든 직원이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다른 곳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대접을 받습니다.”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인 나탈리는 13세 되던 해 암의 일종인 골육종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녀는 무엇보다 고등학교 무도회에 가 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에 몹시 안타까워했다. 당시 그녀의 담임교사가 리츠칼튼 디어본의 인력자원 담당 국장 로라 구티에레스와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로라와 리츠칼튼의 신사 숙녀(리츠칼튼에서는 직원들을 신사 숙녀라고 부름)는 나탈리를 위한 특별한 밤을 준비했다.
“우리는 호텔 만찬장에서 나탈리의 학급 친구와 스케이팅 팀원들을 초청해서 특별 무도회를 열었습니다. 모든 호텔 직원들이 디스크자키, 사진사, 안전요원으로 활약하는 등 이 특별한 행사를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에 맞춰 레드카펫까지 데리고 들어갈 멋진 왕자님을 대령했습니다. 나탈리의 부모님도 초청했습니다. 파티가 끝나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작별을 고하고 마차에 올라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호텔 직원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했죠. 한 아이와 부모, 그리고 선생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으니까요.”
2007년 9월 20일 나탈리는 13세의 어린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나탈리의 무도회 드레스를 만들어주었던 리츠칼튼의 재봉사가 나탈리의 입관복을 만들어 주었다. 로라를 비롯한 리츠칼튼의 직원들은 2007년 10월 22일 살아 있었으면 14번째가 될 그녀의 생일 파티를 열어 그녀를 추모했다. 로라는 나탈리가 죽기 전날 저녁 그녀에게 묘사했던 모양의 생일 케이크를 준비했다. 로라는 지금까지도 나탈리의 부모들과 연락하고 있다.
다른 수많은 기업이 지역사회 주민을 지원한다. 하지만 리츠칼튼은 나탈리의 가족에게 그랬듯이 서비스 문화를 토대로 따뜻한 마음까지 전하고 있다. 나는 이 같은 리츠칼튼 경험에서 리츠칼튼 경영진이 서비스의 품질과 직원들을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솔직함을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솔직함 덕분에 리츠칼튼의 5가지 핵심 사업원칙(황금표준)과 이 전설적인 조직의 위대함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원동력을 발견했다.
리츠칼튼 황금표준 1 : 핵심 가치로 움직이는 조직을!
모두가 기초를 알게 하라
선언문에 자사의 비전, 목적, 가치관을 훌륭하게 묘사하는 회사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리츠칼튼만큼 직원들이 이 지침을 마음속에 새기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리츠칼튼 경영진은 자사의 신사 숙녀가 일상생활에서 회사의 목적과 가치관을 명심하도록 만들 방법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황금표준’을 담은 3단 접이 포켓 카드이다. 직원들은 이를 크레도 카드라고 부르면서 유니폼처럼 달고 다니며 매일 되새기고 심지어 고객에게 보여준다. 리츠칼튼 직원이라면 누구나 다음 원칙(크레도, 모토, 서비스 3단계)을 즉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크레도. 리츠칼튼은 기억하기 쉬운 운율을 이용해 가장 우아하게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정의했다.
- 리츠칼튼은 고객에게 진심어린 환대와 안락함을 제공하는 일을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삼는다.
- 우리는 고객이 항상 따뜻하고 편안하며 세련된 분위기를 즐기도록 최상의 개인 서비스와 시설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
- 리츠칼튼의 경험은 고객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행복감을 주며 고객이 표현하지 않은 소망과 욕구를 충족시킨다.
둘째, 리츠칼튼의 모토인 ‘신사 숙녀에게 봉사하는 신사 숙녀’는 언뜻 지나치게 구태의연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모토에는 직원과 고객에 대한 암묵적인 존중심과 이들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했다는 뜻이 담겨 있다. 리츠칼튼 호텔의 창립자인 호스트 슐츠는 이 모토의 작성 과정에 참여했다. “저는 14살에 버스 보이(식당 웨이터의 조수)로 호텔업계에 입문했죠.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하자마자 저는 고객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석 요리사 역시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고객을 위해 탁월함을 창조하는 그는 특별한 사람이니까요. 훗날 호텔 학교에 다녔는데 선생님이 내게 호텔 업계에 대해 느낀 바를 글로 써 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신사 숙녀에게 봉사하는 신사 숙녀’라는 제목으로 우리 호텔 수석 요리사에 대해 썼죠. 그 글에서 우리도 그런 탁월한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썼습니다. 신사 숙녀에게 봉사하는 우리도 고객처럼 신사 숙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업계에 종사하는 멋진 사람들은 이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셋째, 리츠칼튼의 서비스 3단계. 리츠칼튼과 경쟁업체의 차이점은 서비스의 단순한 요소를 꾸준히 실천하는 자세에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은 기본 원칙을 결코 바꾸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리츠칼튼 경영진은 다음 세 단계를 기업 문화의 핵심에 포함시킨다. ① 따뜻하고 진심어린 인사를 하며 고객의 이름을 부른다. ② 모든 고객의 욕구를 예상하고 충족시킨다. ③ 다정한 작별 인사를 한다. 리츠칼튼 호텔의 고객은 직원들이 서비스의 3단계를 실천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3단계의 효과는 분명히 느낀다.
리츠칼튼 고객 리처드 위틀리는 허리케인 윌마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다정한 작별 인사의 위력을 실감했다. “호텔 직원들은 새벽 2시에 고객을 위한 대피 버스를 준비했습니다. 호텔 전 직원이 모여 우리에게 작별을 고했죠.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닷새 동안 가족도 만나지 못한 채 우리 곁을 지켰던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으니까요.”
늘 유연하라
리츠칼튼 대표인 사이먼 쿠퍼는 전통적인 리츠칼튼 고객과 현재 실제로 리츠칼튼을 이용하는 고객을 다음과 같이 비교한다. “25년 전 고객은 리츠칼튼에 일관성 있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당시 리츠칼튼의 로비를 보면 정장을 입은 나이 지긋한 남성 고객이 많았어요. 이들은 고급 호텔에서 받고 싶은 서비스를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리츠칼튼 로비를 둘러보면 매우 다양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종, 성별, 복장은 물론 이들이 호텔에 기대하는 바도 다양하죠. 고객의 욕구가 변하고 있습니다. 고객과 지역사회와 함께 우리도 변화해야 했습니다.”
리츠칼튼은 변화하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조사를 실시했다. 리츠칼튼은 럭셔리 소비시장에서 이른바 ‘전통적인 출세주의자(classical status seeker)’라는 소비자 집단이 리츠칼튼에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메르세데스를 사고 그것을 산 이유를 물으면 “메르세데스잖아요, 무슨 대답이 필요하죠?”라고 답하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이런 집단은 사자와 왕관 문양의 리츠칼튼 엠블럼을 매우 가치 있는 아이콘이라고 생각했다.
리츠칼튼에게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 신흥 소비집단은 ‘분별력 있는 부유층’이었다. 이들은 출세주의자와 달리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구매를 한다. 왜 메르세데스를 사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메르세데스잖아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죠.” 리츠칼튼은 조사를 통해 분별력 있는 부유층에 대해 세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이 집단은 세계에 자신의 자취와 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욕구를 품고 있다. 둘째, 다른 사람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다. 셋째, 독특한 추억을 만들고 흥미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중대한 소비 집단들을 이해한 경영진은 두 가지 형태의 고객에 폭넓게 대처하기 위해 호텔 설계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리츠칼튼 올랜드의 총 지배인 마크 퍼랜드의 말을 들어보자. “오늘날 리츠칼튼은 호텔이 위치한 장소에 따라 설계를 다르게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콜로라도 배철러 걸치에서 체크인하면 아름다운 난로를 볼 수 있죠. 이는 스키 리조트에 위치한 리츠칼튼에는 적합하지만 플로리다 에버글레이드 상류에는 적합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 회사는 호텔 고객의 관점에서 호텔을 인식하는 법을 배웠죠.”
리츠칼튼이 표준은 지키되 지역 적합성을 어떻게 고려하는지 운영 담당 부사장 브라이언 걸브랜츠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 고객은 최고 품질의 호텔을 원합니다. 가령 모든 호텔에 싱싱한 꽃을 놓아야 한다고 합시다. 열대 지방이라면 열대 꽃을 활용하고 싶겠죠. 그리고 뉴욕이라면 줄기가 긴 장미나 난초를 이용할 겁니다. 시장이나 고객에 따라 다른 꽃을 선택하는 거죠. 서비스 표준도 우리는 모든 호텔에서 클럽 수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지만 일부 서비스는 각 호텔이 재량껏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야간 국제선으로 도착하는 승객이 많은 상하이 포트먼 리츠칼튼은 클럽 라운지를 24시간 개방합니다. 반면 리츠칼튼 올랜도는 아이들을 동반한 고객이 많기 때문에 클럽 라운지에서 땅콩버터와 젤리 샌드위치를 제공하죠.”
리츠칼튼 황금표준 2 : 모든 직원을 리더로!
고용하지 말고 선택하라
리츠칼튼은 재능이 부족한 사람을 뽑아 한계를 극복하라고 하기보다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적절한 재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 리츠칼튼 제빵 수석 요리사 멜리사 영의 경험을 들어보자. “저는 입사 지원서를 작성하고 채용 담당 지배인과 제빵 담당 부요리사와 차례로 면접을 마쳤습니다. 부요리사는 제 성격이나 제빵에 대해 질문했죠. 그런 다음 수석 요리사를 만나고 호텔에서 요리사들이 시식할 빵을 만들었습니다. 얼마 후 전화로 합격 통보를 받았죠. 정말 뛸 듯이 기뻤습니다.”
혹자는 리츠칼튼 선발 과정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경영진이 지원자의 장점, 헌신 정도,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리츠칼튼 경영진은 체계적인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장점을 평가하는 과정을 수립했다. 모든 리츠칼튼 직원은 이 과정에 따라 일련의 개인 면접을 치른 다음 ‘고용’이 아니라 ‘선발’되었다.
대부분의 기업은 오리엔테이션이 직원 교육을 위한 좋은 기회라는 것을 간과한다. 하지만 리츠칼튼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직원들의 헌신과 만족도를 극대화한다. 리츠칼튼 댈러스의 벨맨인 마이클 클레몬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리츠칼튼에서는 고위 경영자들이 며칠 동안 신입사원들과 함께 지내며 회사의 역사, 가치관, 목적을 전달합니다. 리츠칼튼의 오리엔테이션은 서비스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고 그것에 전념하는 일에 대해 논의합니다. 결코 서둘러 대충 넘어가지 않죠. ”
인력 담당 수석 부사장 캐시 스미스는 지적한다. “신입 사원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시키지 않았다면 이는 그가 회사를 이해하고 회사로부터 환영을 받으며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입니다.” 리츠칼튼 그랜드캐니언의 부사장 진 코헨은 말한다. “리츠칼튼은 직원들이 우리의 참모습과 황금표준의 기본 철학을 이해한 다음 구체적인 업무를 배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리츠칼튼이 다른 무엇보다 탁월한 서비스를 중요시한다는 한 가지 증거죠.”
리츠칼튼은 신중하고 철저하게 선발 과정을 거쳐 서비스에 헌신하는 전문가를 확인한다. 선발과정이 끝나면 학습 코치가 신입사원을 맡아 핵심 업무기술을 훈련하고 증명서를 발급한다. 리츠칼튼의 국제학습 담당 국장 맨디 홀로웨이는 말한다. “우리는 훈련과 학습을 매우 중시합니다. 학습 계획, 능력, 습득한 기술을 실제로 활용하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죠. 현실적으로 학습의 70% 정도가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직원이 입사하면 처음 21일 동안 온라인 훈련 모듈과 상세한 업무지침서 등 훌륭한 학습도구를 제공하며 호텔의 황금표준과 담당할 업무를 가르칩니다. 또한 미스터리 쇼퍼와 고객 참여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능력 습득 정도를 분석하죠.”
리츠칼튼 호텔에서는 횡적 서비스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횡적 서비스란 모든 신사 숙녀가 개인의 업무 항목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리츠칼튼의 여러 호텔에서 이런 종류의 서비스를 매일 볼 수 있다. 리츠칼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총지배인 에드 메이디를 비롯하여 인력자원, 세일즈, 안전을 비롯한 호텔의 모든 부서 직원들이 횡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컨시어지, 데스크 직원, 그 밖의 모든 호텔 직원과 고위 리더들이 주방 직원과 연회 서버를 도와 접시를 놓고 회의실을 식당으로 변화시킨다. 신사 숙녀는 모든 일선 직원들이 협력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면 담당 업무가 아니라도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배운다.
리츠칼튼 황금표준 3 : 내가 아닌 당신이 중요하다
일선직원이 최고의 경쟁력이다.
리츠칼튼은 직원들이 고객의 선호도를 기록하도록 장려하고 훈련시켰다. 신사 숙녀의 관찰 사항이 미스틱 시스템(고객 관계 관리 소프트웨어)에 입력되고 이 정보를 모든 리츠칼튼이 공유한다. 고객의 여행 목적, 고객에게 기념일이 있는지 여부, 고객의 기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을 모든 호텔 직원이 공유한다. 그리고 이 정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여 전반적인 고객의 경험을 향상시킨다.
리츠칼튼 피닉스에서 일하고 있는 마리아 톰슨은 말한다. “우리는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합니다. 만일 어떤 사업가가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호텔을 이용한다면 고객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묻죠. ‘어떻게 지내십니까? 간식은 마음에 드시나요? 더 필요한 건 없으신가요? 언제 또 오십니까?’ 저는 고객을 가족처럼 맞이하라고 강조합니다.” 리츠칼튼 직원들은 고객의 선호를 고려하여 적절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사려 깊고 섬세한 관심을 보인다.
리츠칼튼 라구나 니구엘에서 일하는 마거릿 다우드의 사례를 들어보자. “우리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한 젊은 고객이 결혼 일주년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하고 싶다고 전화를 주셨죠. 고객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며 아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1년 전 올렸던 결혼식 파일을 참고하여 결혼식에 썼던 웨딩케이크의 미니어처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또한 그녀가 들었던 부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플로리스트에게 아름다운 웨딩 부케를 만들어 달라고 했죠. 그런 다음 그녀가 도착하기 전에 객실에 케이크와 함께 부케를 넣어 두었습니다. 다음 날 고객이 울먹이며 전화를 거셨어요. 아내가 이벤트에 몹시 감동했고 덕분에 그는 이상적인 남편이 되었다고요.” 이렇게 고객에게 추억을 안겨주는 일은 리츠칼튼 경영진이 고객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도록 직원을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고객의 선호도를 이용해 개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두 가지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고객이 어떤 요소를 원래 좋아했는지, 특정한 시기에만 좋아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둘째, 적절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수집해야 한다. 운영 담당 부사장 브라이언 걸브랜츠의 말을 들어 보자. “제가 페리어를 주문한다고 해서 그것을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한번 마셔 보려고 처음 주문했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페리어를 두 번째 주문한다면 그건 정말 좋아한다는 뜻이죠. 고객을 관찰하고, 읽고, 그들이 특정한 요소를 실험 삼아 선택했는지 아니면 진정으로 좋아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리츠칼튼 직원들도 미묘한 단서를 놓치거나 고객의 선호도를 잘못 인식하는 사례가 무수히 많다. 하지만 리츠칼튼 경영진은 이런 실수를 제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함으로써 고객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비용 면에서 효율성을 유지했다. 고객의 구매 습관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실제로 고객의 경험을 제고한 선두주자는 단연코 리츠칼튼이다.
리츠칼튼 황금 표준 4: 와우를 전달하라
와우, 최고의 고객 경험
고객만족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조사에 따르면 어떤 기업에 ‘엄청나게 만족한’ 고객이 그 기업과 다시 거래할 확률은 전반적 만족도가 ‘평균’인 고객에 비해 2.5배 높았다. 만족한 고객을 매우 만족한 고객으로 변화시키려면 기억에 남을 만한 감정적 유대를 맺어야 한다. 리츠칼튼 경영진은 고객 충성도가 고객이 원하는 쾌감 느끼기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그리고 이 기억에 남을 만한 감정적 유대를 와우 경험(wow experience)라고 부르며 직원들이 고객에게 강렬한 감정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격려한다.
고객은 매우 만족스러웠던 서비스나 실망스러웠던 서비스를 기억한다. 따라서 리츠칼튼 경영진은 고객과 처음 접할 때 와우 경험을 제공하는 일을 우선 목표로 강조한다. 리츠칼튼 세인트토머스의 한 고객의 말을 들어보자. “집을 떠나기 전 일주일 전부터 리츠칼튼 직원 케냐가 전화를 걸어 여행 계획을 확인하고 특별한 행사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우리는 그때 결혼 5주년을 맞았죠. 케냐는 특별히 필요한 게 있느냐고 묻더군요. 저는 임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등을 받칠 만한 베개를 원했지요. 케냐는 사람 크기만한 바디 필로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임신을 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바디 필로우가 얼마나 편한지 모를 거예요. 저는 너무 감동했어요. 아직 여행을 떠나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케냐는 그들이 도착할 무렵 바디 필로우가 준비되었는지 확인한 다음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그저 괜찮은 서비스가 아니라 기억에 남을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인상적인 첫 인상을 남기고, 고객의 욕구에 관심을 가져 충족시키고, 세심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 이런 배려를 통해 고객은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전달함으로써 처음부터 깊은 인상을 심을 수 있다. 사람들은 그들을 인정해주고 이름을 부르며 배려하는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누군가 이런 경험을 제공하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만족스러워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사소한 서비스가 긍정적으로 기억할 만한 경험과 불쾌하게 기억할 만한 경험을 좌우한다는 점이다.
리츠칼튼 직원들은 대개 라인업(직원 회의)에서 고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무선 이어폰을 활용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고객의 이름을 익힌다. 리츠칼튼 리무진 운전기사가 고객이 15분 후에 호텔에 도착할 것이라고 무선으로 연락하면 고객이 호텔이 들어서자마자 주차 대행 직원, 프런트 도어 담당 직원, 프런트 데스크 직원, 매니저 등 모든 사람이 고객의 이름을 부르며 맞이한다. 직원들이 고객의 이름을 미리 익히면 고객은 마치 유명인사가 된 것처럼 느낀다.
리츠칼튼에서의 와우 경험은 두 사람 이상의 직원이 고객의 욕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은 일에서 출발한다. 리츠칼튼 칸쿤의 한 고객의 말을 들어보자. “한 번은 침대를 정리하러 온 메이드에게 두통이 심하니 물 한 병만 갖다달라고 부탁했죠. 잠시 후 컨시어지가 전화로 내 상태를 확인하면서 의사를 부르면 좋을지 묻더군요. 메이드 같은 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고객의 상황을 전하고 더 필요한 서비스가 없는지 확인하도록 부탁하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고객의 이름과 욕구를 기억하는 전략만으로도 고객의 기억에 남을 만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와우를 행동으로 옮기기
서비스 문화의 결과든 유능한 직원의 개별적인 서비스든 상관없이 모든 기업에는 와우 순간이 발생한다. 리츠칼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리츠칼튼 경영진은 ‘와우 스토리’라는 기사를 연재해서 기존 서비스의 탁월성을 강화하고 앞으로도 놀랄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와우 스토리는 우리의 성공요소나 황금 표준에 활력을 불어넣는 직원들의 이야기입니다.” <품질에 대한 헌신>이라는 사내 소식지에 실린 와우 스토리의 주인공에게는 백 달러를 수여한다. 또한 각 호텔은 전 직원 라인업(직원회의)에서 특정한 사례를 와우 스토리 후보로 선정하고 고객에게 크고 작은 와우 서비스를 전달한 직원에게 나름대로 인정과 보상을 제공한다.
와우 스토리는 호텔의 기존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과정에도 효과적이다. “직원들이 다른 리츠칼튼 직원이 짧은 시간 내에 체크인할 수 있도록 고객을 도왔다는 와우 스토리를 듣습니다. 그러면 그들은 우리 호텔의 체크인 프로세스를 줄일 유사한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경영진은 또한 직원들이 서로 칭찬하도록 권장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퍼스트 클래스 인정 카드와 훌륭한 서비스에 대해 ‘파이브스타’ 직원 상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리츠칼튼은 호텔별로 분기 파이브스타를 선정하여 연회나 오찬을 열어 축하해 주고 호텔 라인업에서 공식적으로 성과를 인정하며 특별 핀을 수여한다. 그리고 매년 호텔별로 5명을 연간 파이브스타로 선정한다. 연간 수상자에게는 천 달러의 상금과 항공권 두 매, 그리고 리츠칼튼 호텔 일주일 숙박권을 수여한다.
리츠칼튼 경영진은 기업 스토리텔링의 기본적인 이점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모범을 통해 탁월함의 정의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영진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4만 명의 신사 숙녀에게 전하는 겁니다.” 와우 스토리는 경영진이 전달하는 기업의 가치를 실천한 사례를 중심으로 선정된다. 리츠칼튼의 서비스 가치는 고객의 경험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세 범주(역할, 감정적 헌신, 미스틱)로 구분된다. 경영진은 고객 경험의 이 세 단계를 고려하고 와우 스토리를 통해 각 범주의 가치가 고객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제시했다.(미스틱: 신비로움을 전하는 서비스라는 의미)
서비스 가치의 핵심은 안전과 무사와 같이 고객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이다. 리츠칼튼 경영진은 리츠칼튼 수석 도어맨 니콜라스 두손과 같은 직원들의 행동을 예로 들어 고객 안전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한 고객이 호텔에 전화를 걸어 자동차 휘발유가 떨어졌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 이때 니콜라스는 외부 응급 서비스를 요청하는 대신 직접 휘발유통을 자동차에 싣고 40마일을 달려가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그녀와 아이들을 구했다. 운전자를 구하는 일은 니콜라스의 임무가 아니었지만 그는 고객 안전과 관련된 서비스 가치를 몸소 실천했다.
문제 해결에 관련된 스토리를 강조하면 직원들이 독창적인 행동을 통해 충성스런 고객을 얻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다. 리츠칼튼 카파루아의 웨딩 매니저 마리아 알바레스는 다음과 같은 와우 스토리를 제공한다. 그녀는 당시 한 예비 신부가 원하는 결혼식 준비를 위해 연장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 교통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고속도로가 불통이 되었다. 주례 목사, 축가 가수, 플로리스트, 꽃, 음향과 조명 기사를 포함해 행사에 필요한 모든 물품과 인원이 제 시간에 올 수 없었고 결혼식을 취소할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행사 매니저인 스콧 도란은 비행기를 확보하여 모든 장비와 인원을 카파루아로 실어 날랐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은 대성공으로 끝났다.
리츠칼튼의 모든 와우서비스가 극적인 것은 아니다. 경영진은 이따금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이야기를 와우 스토리로 선정한다. 작은 친절을 실천해 고객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직원들의 일상적인 사례를 공유하는 것이다. 리츠칼튼 바레인의 컨시어지 마크 나돈자의 사례를 살펴보자. 어떤 고객이 이른 아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를 하던 중 정장 구두를 챙겨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시간에 신발을 살 만한 장소는 없었다. 해결책을 강구하던 마크는 고객의 구두 사이즈가 자신과 같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결혼식에서 딱 한 번 신었던 구두를 드리면 어떨지 물었다. 고객은 제안을 받아들였고 마크는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 구두를 들고 왔다.
리츠칼튼 황금 표준 5: 성장에서 성숙으로
열망하라, 성취하라, 가르쳐라
리츠칼튼 경영진은 대내외적으로 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짐에 따라 브랜드를 확장하여 두 개의 훈련 기관, 즉 내부에 초점을 맞춘 세계 학습 센터와 외부지향적인 리더십 센터를 설립했다. 이 교육기관은 자사의 장점을 활용해 자사 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 교육기관의 우선적인 초점은 품질의 탁월성이다.
세계학습센터는 리츠칼튼 신사 숙녀의 탁월성을 향상시키는 일에 초점을 두고 위기 상황 관리하기, 고객이 표현한 욕구와 표현하지 않은 욕구의 차이 이해하기, 리더십 개발, 고객 관계 관리 프로세스, 종합적 품질관리 같은 분야의 훈련과 오리엔테이션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리츠칼튼 애틀랜타의 학습담당 국장 쉐리 웹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는 재능 있는 사람들을 유치해 자신의 서비스 잠재력을 완벽하게 실현할 수 있도록 도구를 제공합니다. 우리의 신사 숙녀가 서비스 전문가로 성장할 때 그들이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력 또한 증가하고 그 결과 고객의 가족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리츠칼튼은 《트레이닝 매거진》으로부터 2007년 세계 최고 훈련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리츠칼튼 리더십 센터는 다른 기업의 직원들을 지원하는 교육 기관이다. 리더십 센터는 기업 리더들을 위한 1일 강좌뿐 아니라 리츠칼튼 리더십 센터와 뉴욕 대학교의 전략적 제휴로 개발된 ‘고객 중심 문화 증명서 프로그램’처럼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실무자 교육에 이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지원자에게는 맞춤 코칭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리더십 센터의 활동이 관련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편 리츠칼튼 직원들 역시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서 변화할 기회를 얻는다. 리츠칼튼 센트럴 파크 학습 담당 국장 알렉산드라 발렌틴의 말을 들어보자. “저는 이 직책을 맡고 연사로 성장했죠. 강연을 하면서 우리 호텔이 거래를 하고 수익을 올리도록 도왔습니다. 기업 리더들과 친분을 맺고 단골 고객을 확보했죠. 또한 그들의 욕구를 가장 훌륭하게 충족시킬 만한 프로그램을 결정함으로써 그들을 돕습니다. 제가 그들의 훈련 컨설턴트인 셈이죠. 어디에서 제가 이런 영향력을 행사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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