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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너를 기다리는 동안 _ 황지우

by 홍승환 2009. 10. 9.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2009년 10월 9일 한글날입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의 이해하기 어려운 외계어들이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한 주의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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