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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시월 _ 황동규

by 홍승환 2009. 10. 8.

 

시월

 

                                황동규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 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한 탓이리.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 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 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끓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를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 가을태풍이 일본에 상륙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도 동해안에는 영향이 있을 거라고 합니다.

  혹시 모르니 외출하실 때 우산 챙기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