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집애에서 여우로 진화하는 50가지 레시피
김난희 지음
Chapter 01. Love
연애에 성공하면 인생이 즐겁다
꼬리를 흔들지 말고 꼬리로 때려라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H는 언론사 남자 기자들에게 남달리 인기가 좋았다. 홍보 일이란 게 업무특성상 기자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어떻게 된 게 H의 경우는 정반대였다. 기자들이 수시로 H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소스 없냐며, 근처에 오면 꼭 한번 들르라고 채근하곤 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른 홍보 담당자들이 상품에 대한 보도자료와 선물, 샘플 같은 걸 보내며 인사하는 데 주력하는 반면 H는 기획력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H가 그쪽으로 능력을 발휘한 것은 주간신문에서 기자로 일했던 경력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H가 맡고 있는 브랜드는 남성용 구두와 골프웨어. H는 그 브랜드를 맡자마자 남선 패션시장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국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거의 모든 자료와 책을 섭렵하고 해외동향에도 귀를 쫑긋 세웠다. 남자들이 어떤 구두를 좋아하는지, 좋은 구두를 원하는 게 언제인지. 옷과 구두는 어떻게 매치해야 하며 할리우드 스타들의 구두는 어떤 것인지 등등 구두에 대해 정보가 될 만한 것은 모조리 스크랩하고 익혀 갔다. 골프웨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H는 골프웨어 일을 맡으면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상으로나 골프를 치러 다닐 만한 여유는 없었지만 연습장에서 배우는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클럽이야 연습장에 비치되어 있는 연습용 채를 빌려 쓰면 되고 신발도 딱히 골프화를 신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장갑 한 켤레 사들고 인근에서 제일 저렴하고 한가한 연습장을 찾아간 H. 그곳에서 H는 거의 개인레슨을 받으며 골프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아 갔다. 골프클럽도 안 잡아본 손으로 골프웨어 홍보를 할 수는 없지 않겠냐는 게 H의 생각이었다. 이러니 H의 손에서 나오는 기획물이 안 좋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여우같은 게 남자 기자들에게 얼마나 꼬리를 쳤으면 그러겠냐”고 하지만 H는 신경 쓰지 않았다. 기자들이 자신을 정말 단순한 홍보 담당자가 아닌 기획자로, 구두와 골프웨어 전문가로, 심지어는 기획력 좋은 선배로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H야말로 남자들에게 꼬리나 치는 여우가 아니라 꼬리로 남자들을 때릴 줄 아는 구미호였던 것이다. 결국 H는 자신을 누나처럼 모시던 신문사 기자와 결혼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그에게 H는 고마운 선배였고 멘토였으며 구원의 여인이었던 것이다.
여우가 되려거든 H정도 되는 구미호가 되어야 한다. 자기 일에 철저한 프로, 상대가 원하는 그 이상을 먼저 준비해서 제공할 줄 아는 전문가라야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 하지만 서툰 여자들은 언제나 꼬리를 흔들려고만 한다. 꼬리의 종류나 용도 따위 연구도 안 해보고 무조건 흔들어 댄다. 여자니까, 꼬리가 있으니까 무심결에 흔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나, 여자’를 표방하고 나서는 여자는 부담스럽다.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쉬워 보인다. “나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야” 하고 말해본들 무슨 소용이랴, 살랑살랑 흔들리는 꼬리가 뒤따라오고 있는데……. 자신에게 남자들을 매혹시킬 만한 꼬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것을 갈고 닦고 단련하여 남자들의 마음을 때릴 줄 알아야 한다. 어디가 가려운지, 어디가 불편한지,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읽어낸 뒤 정확히 강타해서 허점을 찔러야 한다. 꼬리 흔들기 백 번보다 적재적소에 찔러 넣은 한 방이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이런 식으로 기습당하는 것을 좋아한다. 불가항력이라며 끌려가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 언제나 여자를 리드해야 하고 보호해야 하며 사랑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순간, 뜻밖의 펀치가 날아오면 그 위력은 열 배, 스무 배까지 커진다. ‘거침없이 하이킥’에도 끄떡없던 이종격투기 선수들이 살짝 스쳐간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것도 모두 방심이 쿠션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방호벽만 두텁게 만드는 꼬리 흔들기보다 상대를 방심하게 만드는 꼬리 때리기 기술을 연마해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마음이 가는 남자일수록 마음을 다 주지 마라
연애의 하이라이트는 서로의 마음을 얻는 초반기에 있다. 초반기에는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눈을 내게 돌리고 그 마음을 내게 묶어둘까 고민하느라 몰입한다. 이때야말로 다른 어떤 시기보다 서로에 대해 갈망하고 작은 신호에도 에너지가 넘쳐 희망의 불꽃을 태운다. 상대방이 내게 관심이 있는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를 정말로 사랑하는지 궁금해서 안달이 나는 이때야말로 자기 스스로의 사랑은 순수하고 완전하다. 내 마음에 대한 의심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이 의심스럽고 상대방의 외면이 절망적이다. 우리가 연애를 꿈꾸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이 초반의 설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게 몸살을 앓으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연애에 돌입하지만 의외로 연애 자체에는 시들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함께 꿈꾸는 미래가 있어 행복하지만 서로에 대한 열망은 어쩔 수 없이 하강기로 접어들게 된다. 물론 여기서 더 긴 시간이 흐르고,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가다 보면 보다 성숙한 사랑에 접근하게 된다. 하지만 성숙한 사랑에 이르는 여정은 생각보다 길고 험난해서 수많은 연애가 성숙한 사랑을 이루고 행복한 결혼에 이르기 전에 막을 내린다. 때문에 보다 즐겁고 만족스러운 연애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 초반의 열정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애의 절정기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사랑의 기술 중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 바로 ‘밀고 당기기’다. 물론 피곤한 일이다. 대부분의 연인들이 이 ‘밀고 당기기’만 없으면 연애할 맛이 나겠다고 말할 만큼, 밀고 당기며 서로의 마음을 조정하는 것은 서로에게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긴장감이 없으면 연애는 이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특히 남자들은 상대가 ‘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방심하게 된다. ‘이제 넌 내 거’라는 생각이 아니라도 그동안 벌인 신경전과 긴장감으로부터 놓여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은 서로 ‘연인’임을 인정하고 나면 더 이상의 피로감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목적을 이루었으니 이제 천천히 그것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에 여자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연인이 되었으니 이제부터 연애의 목적을 하나하나 이루어갈 수 있으리라고 꿈꾼다. 남자들이 보기에 여자들이 늘 요구가 많고 까다롭고 피곤하게 구는 것은 다 이 때문이다. “애인이 돼갖고 이 정도도 안 해줘?” “도대체 나한테 관심이 있기는 한 거야?”하며 사랑을 증명받으려 들고, 서로의 관계를 거듭해서 확인하려 든다. “오빠한테 나는 뭐야?” “왜 나랑 사귀자고 그랬어?” “왜 막상 만나보니까 별로야?”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남자들은 짜증스러워 한다. 사랑하면 됐지 더 이상 뭐가 필요하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이건 남녀 간의 차이다. 남자는 철저히 목적 지향적인 데 반해 여자들은 과정 지향적이다. 남자들은 서로가 애인임을 공표하는 것에, 여자들은 내게 애인이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누리는 데 연애의 목적이 있다. 물론 개인차는 있다. 남자들 중에서도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려 들거나 변함없는 애정공세로 주변의 시샘을 사는 사람도 있고, 여자들 중에도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워? 날 좀 내버려둬” 하며 지나친 관심과 간섭을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계집애들은 미친 듯이 빠져들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고 상대방이 그것을 채워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줬으니 가슴이 허허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떤 남자도 모든 것을 던지고 텅 빈 여자의 마음을 채워주지는 못한다. 그러니 애써 채워둔다고 해봤자 여자의 투덜거림은 잦아들지를 않는 것이다. 남자의 마음이, 남자의 행동이 내 마음 같으리란 기대가 애초에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애초에 모든 것을 다 내던지고 상대가 그 자리를 채워줄 것을 기다릴 게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양만큼 내주고 빈 곳이 차거든 또 얼마를 내주는 식으로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마음이 가는 남자일수록 마음을 다 주지 말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꺼번에 다 줘버리면 더 이상 줄 것이 없으니 힘들고, 처음에 엄청난 수혜를 받은 쪽에서는 기대 수준만 높아져 시간이 갈수록 만족도가 떨어지게 된다. 밀물처럼 밀려가는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마음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며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감정수위를 조절할 줄도 알아야 하고 상대방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며 다가올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아끼고 아껴온 소중한 마음이 값어치 없이 홀대받지 않도록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건네며 남자들을 적당히 마음 졸이게 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연애의 고수라 할 수 있다.
Chapter 02. Character
성공하려면 계집애 딱지부터 떼라
초고속 자기발전의 조력자는 라이벌이다
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수영선수 박태환에게도 훈련 파트너가 있다. 감히 누가 그와 겨를 수 있을까 싶지만, 늘 함께하는 훈련 파트너야말로 그의 라이벌이 되어 그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경쟁 없이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쟁은 그만큼 중요한 성장의 자양분이며 서로의 발전에 약이 되는 테크닉이다. 프로들은 라이벌의 독주를 용인하지도 않지만 뒤도 안 돌아보고 혼자서 달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라이벌은 나를 기운 나게 하며, 발전하게 하며,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계집애 티를 못 벗은 여자들은 라이벌과의 경쟁을 신경질적으로 받아들인다. 하루 종일 라이벌이 뭐 하고 있나 살피고 꼬투리를 잡고 싶어 안달이다. 또 상대가 뭔가 실수라도 할라치면 눈에 띄게 고소해하며 소문을 내고 싶어 한다. 상대가 고꾸라질수록 내 위치가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라이벌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고 만다. 그저 상대가 나보다 잘못되기를 바라고, 상대가 망가짐으로써 상대적으로 내가 돋보이기를 바란다면 라이벌을 활용한 발전은 도모할 수 없다. 엄밀한 의미에서 라이벌은 조금이라도 나보다 나은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입으로는 그것을 부인하고 싶지만 생각 한 구석은 분명 상대가 나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이런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면 경쟁이 한결 즐거워진다. 실천방법도 생각보다 쉽다. ‘다른 건 몰라도 나보다 영어는 잘하는 라이벌, 어떻게든 따라잡고 말겠다’ 하는 식으로 결심하면 되는 것이다.
책이 좋아 출판사에 들어간 M은 책 한 권 여유롭게 볼 수 없는 업무환경에 지쳐가고 있었다. 한꺼번에 서너 권의 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데다 원고 검토에 저자 관리, 인세 정산 같은 잡무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숨 돌릴 겨를이 없었다. 날이면 날마다 야근이고 집에까지 교정지 싸들고 가는 일도 허다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책도 이제는 자료로 검토하는 수준이 전부였다. 책을 즐기며 읽는 일은 이미 물 건너간 듯했다. 심지어는 책이라면 지긋지긋하다는 소리까지 저절로 나오곤 했다. 입사 1년 만에 M은 회사를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출판 일이 이렇게 고되기만 한 줄을 몰랐던 것이다. 그때 M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자신보다 1년 선배인 Y의 책꽂이였다. Y의 책꽂이에는 신간도서들이 쭉 꽂혀 있었다. 처음에는 회사 자료도서들이려니 하고 보아 넘겼는데, 자세히 보니 Y의 개인 책들이었다. ‘저 책을 다 읽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 M은 Y의 일과를 몰래 살펴봤다. Y는 M보다 업무가 더 많았다. 그런데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가방 속에도 늘 한두 권의 책이 들어 있었고, 점심시간에도 먼저 들어와 책을 읽고 있을 때가 많았다. M은 Y에게 솔직히 물었다. “선배, 책 읽을 시간이 있어요?” “책 읽는 일 아니면 달리 할 일도 없는걸!”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업무 중간 중간 생기는 잠깐의 망중한에, 잠들기 직전에 책 읽는 것만큼 편하고 즐거운 일도 없다는 게 Y의 설명이었다. M이 피곤하다며 투덜대는 모든 시간에 Y는 책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로 M은 Y를 라이벌로 삼았다. Y가 읽는 책은 모두 따라 읽었고, 한 권이라도 더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M은 다시 책 읽는 습관을 되찾았고, 일과 독서를 병행하는 방법을 터득해갔다.
라이벌은 그런 것이다. 함께 윈윈하며 발전해나가야 한다. 누군가의 라이벌이라는 것만으로도 명예가 되는 사람과 경쟁을 해야지, 나보다 못하다고 깔아뭉개며 경쟁하는 것만큼 미련한 짓도 없다. 둘 중 하나가 승진 대상이 되는 입사동기라면 내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도 좋다. ‘쟤가 나보다 잘하면 안 되는데……’ 하지 말고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서 인사고과에서 앞서고 말겠어’ 이렇게 발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생활태도에 그대로 드러나게 되어 있다. 경쟁이 두려워 피하거나 상대를 짓밟아서 자신을 높이려 하지 말고 당당하고 즐겁게 경쟁해야 한다. 알고 보면 경쟁만큼 즐거운 도전도 없으니 말이다.
Chapter 03. Style
순진한 여우보다 세련된 싸가지가 낫다
변신의 귀재, 나는야 매력 여왕
김연아의 ‘록산느의 탱고’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감동은 신선함을 넘어서 충격에 가까웠다. ‘종달새의 비상’의 사랑스러움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강렬하고 파워 넘치는 연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연기가 끝나면 그녀는 또 금세 열여덟 소녀로 되돌아온다. 그녀의 연기는 타고난 감성과 철저한 훈련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각본과 연습을 통해 연출된 연기가 아니라도 여자들은 스타일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일 때가 있다. 일례로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한예슬은 안나 조와 나상실이라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동시에 보여준다. 모든 것의 ‘꼬라지가 마음에 안 드는’ 안나와 막걸리에 자장면을 좋아하는 상실은 동일인물이면서도 전혀 다른 사람이다. 자신의 입장과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녀들의 스타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나는 화려하고 타이트한 수트에 깔끔한 업스타일 헤어를 하고, 완벽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거만한 고양이 ‘프린세스’까지 옆에 끼고 있다. 반면 상실은 대강 얻어 입은 스웨터에 아무렇게나 받쳐 입은 치마나 몸빼 바지로 언밸런스하고 컨트리한 스타일의 진수를 보여준다. 머리도 아무렇게나 풀어헤쳐 자신을 돌보지 않은 결과가 어떤 것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스로를 돌보고 가꾼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흔히들 요조숙녀와 요부의 얼굴을 동시에 가진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 받는다고 하는 것처럼,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 어울리게 행동해야 매력이 돋보인다. 남자 친구 앞에서나 부릴 만한 애교를 회사에 와서 한다거나 회사 후배에게 업무지시 하던 습관을 남자 친구에게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20대 초중반의 여자들 중에는 회사에서도 콧소리에 혀 짧은 소리를 하는 ‘계집애’들이 많다. 뭐, 현영 정도의 S라인이라면 그것도 밀어붙일 만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그저 ‘필부’에 불과하다면 나서고 싶은 순간이 오더라도 적절히 자제하고 적응해가며 살기를 권한다. 물론 사무실을 벗어나 연수를 떠나거나 체육대회, 회식 등에 가게 된다면 보다 자유롭고 매혹적인 모습으로 연출하는 것도 좋다. 적극적이고 당당하며 자잘한 실수에 연연하지 않는 씩씩한 모습, 또는 든든하고 편안한 누나, 깜찍하고 귀여운 여동생의 모습으로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은 변화라도 예기치 못한 순간에 맞닥뜨리면 놀라움이 더해져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하게 마련이다. 한 발 더 나아가, 한 달에 한두 번 얼굴을 보게 되는 타부서 직원이나 거래처 직원들에게는 볼 때마다 다른 얼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이미지가 고정되지 않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남다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계속 새로운 껍질이 나타나는 여자가 되어 보는 것이다. 명랑 쾌활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순간, 정숙하고 고상한 여자가 되어 나타나고, 또 다음 순간 도도한 팜므파탈이 되어 나타나고, 또 그 다음주에 보니 생각보다 캐주얼하고 밝은 사람인 것 같고…….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모든 것이 자신의 한 부분임을 알리는 것은 상대로 하여금 만날 때마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함께 일하는 상대가 남자라면 스타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남자와 여자가 한데 모여 일을 하면 그 관계나 나이, 상황에 관계없이 이성으로서 호감도가 높을수록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상대가 나이 많은 아저씨라도 내 이상형에 가까운 스타일이라면 훨씬 더 믿음직스럽다고 느끼게 되고, 까마득한 후배라도 왠지 귀엽게 느껴진다면 뭐라도 하나 더 가르쳐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구미호처럼 다양한 둔갑술을 발휘해보자. 만날 때마다 색다른 매력을 발휘해 관심을 끌면 나도 모르게 일이 한결 잘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호감을 느끼게 하는 이성과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긴다.
남녀불문, 돈은 현대인의 생존 조건
돈, 돈 한다고 해서 욕먹던 시절은 지나갔다. 돈 좀 밝히면 어떤가. 지지리 궁상으로 살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보다는 냉정하지만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제 앞가림 잘 해나가는 편이 훨씬 낫다. 또 자신이 능력 있어서 벌어서 쓰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이제는 사회활동에서도 남녀가 따로 없고, 남자건 여자건 돈이 있어야 대우받고 마음도 든든하다. 자신의 능력만큼 벌고, 번 만큼만 쓰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젊을 때는 돈의 편리함에는 익숙하지만 돈의 소중함은 잘 모른다. 돈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쓰면 쓸수록 재미가 붙지만 버는 족족 옷 사고 구두 사버리면 종자돈 모아서 재테크하고, 재테크로 돈 불려서 결혼 준비하고 집 사는 일은 영영 멀어져 버리고 만다. 물론 부모님이 재벌이거나 남자 친구가 재벌 2세 정도 된다면 번 돈 다 쓰고, 필요한 만큼 얻어서 또 쓰면 되니 얼마나 좋겠는가. 그것이야말로 모든 여자들이, 아니 세상의 모든 남자들도 꿈꾸는 일이다. 여자들이 신데렐라를 꿈꾸는 것처럼 남자들도 ‘셔터맨’을 꿈꾸는 게 무슨 잘못이겠는가.
하지만 조금 더 사회를 알게 되고 미래를 걱정하게 되면 돈은 쓰는 즐거움보다 모으는 기쁨이다. 스무 살 때야 돈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돈은 생존의 조건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도구가 된다. 특히 개인주의 성향이 뚜렷한 도시에서는 지갑이 비는 순간 인생이 처참해지고 만다. 그러니 나이 들어서 신세타령이나 하며 세상을 원망하지 않으려면 사회 초년생일 때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월급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돈을 번 것도, 쓴 것도 스스로 한 일이니 누구를 탓할 것인가. 조금만 여유가 있다면 첫 1년의 급여는 자기계발에 쓰는 것이 좋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하더라도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제 사회생활에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필요한 실용지식은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며, 심할 경우 오히려 정반대로 적용되는 사례까지 종종 생긴다. 전문대학의 경우 자격증이나 실용지식 중심의 교육이 많아서 다소 유리할 수도 있지만, 그 역시 대학교육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러니 사회에 나와서 나머지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업무와 관련해서 필요한 외국어를 공부한다거나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도 좋고, 학교 공부하느라 못했던 다른 공부들,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한 보충수업을 탐색해보아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이력서에 추가할 수 있는 경력이나 학력 사항을 늘리는 것. 대학원이나 사회교육원을 비롯해 이런저런 자격증, 연수, 세미나 등 장기적으로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활동을 해본다. 만약 회사에서 운영하는 회화반이나 세미나 같은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 이런 프로그램은 밖에서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할 뿐더러, 시간상으로도 동료들의 양해를 얻기가 수월하다. 게다가 동료들에게 부지런하고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하지만 첫 1년을 자기계발에 ‘올인’하라고 해서 저축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돈은 일단 쓰는 것보다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첫 월급 받자마자 주택청약이나 종자돈을 모으기 좋은 적금 하나는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가계우대 같은 비과세 상품을 선택하면 더욱 좋고, 급여통장은 당연히 CMA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한창 종자돈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투자시장부터 기웃거리는 것은 위험천만. 얼마간의 돈을 손에 쥘 때까지는 주식이건 펀드건 투자 쪽은 아예 돌아보지 않는 것이 좋다. 보험도 작은 것을 하나 들어두면 좋은데, 한 살이라도 나이가 어릴 때 가입해야 보험료가 싸기 때문에 고정적인 급여가 생기면 바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보험금에 너무 큰 기대를 걸고 무리해서 계약금을 늘리거나 온갖 특약을 다 넣다 보면 덩치만 커지고 실효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보험은 재테크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의 질병 치료비만 받을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설계하는 것이 좋다.
chapter 04. Career
길들여지길 거부하는 여자에게선 빛이 난다
시간 관리는 성공의 열쇠
방송국 외주 프로덕션에서 구성작가로 일하고 있는 내 친구 C를 보면 시간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불가해할 정도다. 자신과 관련된 방송은 전부 모니터하는 것은 물론, 좀 나간다는 신문, 잡지는 전부 훑어보고, 책은 하루에 한 권씩 읽어 제치고, 영화에 연극, 뮤지컬까지 이름난 공연은 놓치지 않는다. 여유 있게 논다는 것도 박물관이나 전시회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니 신선한 기획안이 쏟아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C는 지금 지상파 방송국에서도 탐낼 만큼 업계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언젠가 C의 다이어리를 본 적이 있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스케줄이 타이트했다. 철저한 시간안배를 통해 버려지는 시간이 10분도 없을 만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C 자신도 처음에는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었단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었다. 취재에 원고 집필만으로도 밤을 새는 일이 허다하니 서점이나 영화관은 고사하고 공연티켓을 예매할 시간조차 없었다. 하지만 남보다 앞서가려면 남보다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생활계획표를 짜기 시작했다. 정말 무리한 스케줄이었다. 처음 한두 달은 반도 못 지켰다. 하지만 어떻게든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다이어리만 들여다보며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 그러다보니 하나둘 몸에 익으면서 시간관리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었다. C는 시간관리가 곧 성공의 열쇠라는 진리를 몸으로 겪으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C는 보통사람보다는 확실히 지독한 구석이 있었다. 아무나 C처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C의 방법을 따라해 볼 수는 있다. 좀 무리다 싶은 수준에서 생활계획표를 짜보자. 헐렁하게, 놀 것 다 놀고 만날 사람 다 만나면서 자기계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간관리에 실패하면 성공도 날아간다는 굳은 결심으로 자기 자신을 좀 더 괴롭혀 보자. 이렇게 몇 달 지나다 보면 조금씩 습관이 되면서 몸이 스스로 이 사이클을 기억할 것이다. 아침에 잠이 깨면 곧바로 일어나 자리를 정리해야 한다. 씻고 아침 먹고 바로 출근준비를 한다. 출근은 좀 이르다 싶게 하는 게 편하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건 자가용을 갖고 나가건 조금이라도 한갓질 때 움직여야 에너지 소모가 적다. 출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읽을 만한 책 한 권은 반드시 가방 속에 들어 있어야 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카세트테이프나 플레이디스크로 되어 있는 오디오북을 듣는다. 이렇게 하면 독서에 할애할 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모든 책을 자리 펴고 앉아서 정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책의 핵심만 간추려 빠르게 읽어내야 한다. 책 한 권 읽는 데 일주일씩 걸린다면 한 달에 두 권 읽기도 쉽지 않다.
회사에 도착하면 커피 한 잔을 준비해서 조간신문을 훑어본다. 신문은 두세 개는 봐야 매체별 특성과 논지를 파악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좀 더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만, 종이신문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우선은 어떤 기사가 떴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없으니 검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히트 수가 많은 메인뉴스로 사방이 도배되어 있으니 대중적인 관심은 적으나 내게는 꼭 필요한 것들을 찾기도 어렵다. 중요한 정보는 스크랩을 하고, 스크랩이 여의치 않으면 메모를 이용한다. 근무시간에는 업무의 순서를 정해 메모하고 하나씩 끝낼 때마다 표시를 해 성취감을 맛본다. 이때는 거래처에 안부전화하기, 업무일지 쓰기 같은 작은 일까지 꼼꼼하게 기록을 해야 실수를 줄이고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업무를 일일이 적어 보면 일의 순서나 경중, 화급이 한눈에 들어온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이렇게 정리해서 계획적으로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서는 시간의 효율 면에서나 업무 성과 면에서나 큰 차이가 난다.
점심시간과 퇴근 후 시간은 특히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늘 함께 밥 먹는 동료들과 어울려 한가한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배울 게 있는 사람들을 만나 친분도 쌓고 업무 효율도 높여야 한다. 또 식사가 일찍 끝났을 대는 커피 한 잔씩 뽑아들고 한가롭게 햇볕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서점에 들러 신간이라도 들춰보는 게 시간 관리 면에서는 효율적이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퇴근 후 무의미한 술자리다. 회식이야 필요에 따라 참석해야 하고, 또 그 과정에서 얻는 것도 많지만, 이틀에 한 번꼴로 친구들 만나서 저녁 먹고 술 마시고 쇼핑하는 걸로 시간을 보낸다면 반성을 크게 해야 한다. 이런 시간에는 외국어 학원에 다니거나 운동을 하는 것처럼 잔기적인 계획을 세워 규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불필요한 모임으로 피로를 쌓으면 다음날까지 여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여자’를 잊고 ‘나’의 가능성으로 리더가 되라
많은 남자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자신의 꿈을 찾아 열심히 달려왔지만 그 꿈이 실현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면 지레 만족해버리고 그걸로 충분하다는 궤변을 펴는 것을 많이 봐왔다.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왜 이 잘난 여자들이 자신은 승승장구 성공하고 승진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대한민국 사회가 워낙 남성우월주위에 젖어 있으니, 바위에 달걀을 던지느니 차라리 어렵게 얻은 예쁜 달걀이나 지키고 보자는 것인가. 하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모든 이유들은 어쭙잖은 변명에 불과하다. 사실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려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송두리째 내놓으라고 할까봐 무서워서 꼬리를 내리는 것뿐이다. 누가 ‘여자의 한계’라고 말하는가. 한 사람의 한계를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결정지을 수 있단 말인가. 나 아니면 어느 누구도 나의 한계를 얘기할 수 없다.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어서도 안 된다.
여자의 한계는 바로 이렇게 스스로의 능력 범위를 한정짓거나 다른 사람들이 속단하도록 내버려두는 못된 습성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절대 물러서지 않고, 절대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의지만 분명하다면 얼마든지,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 아직 이루지 못한 것들이 있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죽을 만큼 열심히 하지 않은 것뿐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분명히 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 것이다. 자기 자신마저도 ‘꿈이나 꿔보지,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어?’ 하고 생각한다면 어느 누가 나의 가능성을 믿어주겠는가. 나는 분명히 가능성을 갖고 있고, 반드시 성공해서 리더가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자신을 믿고 그 꿈을 믿는 사람은 반드시 이루게 되어 있다.
많은 똑똑한 여자들이 정점에 이르지 못하는 까닭은 ‘거의 다’ 이루어진 것을 ‘이미 다’ 이루어진 것으로 착각하는 데 있다. 천리 길을 갈 채비를 하고 나선 사람이 십리를 잘 왔다고 만족해서 여장을 풀고 잠자리를 찾는 꼴이다. 그렇다면 이 느슨함을 당기고 조여서 긴장감을 강화하고 성공의 탄탄대로를 달려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하나 거론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세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첫 번째, 리더가 되려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 자신의 꿈에 대한 책임감,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 리더에게는 권한과 책임이 함께 주어지기 때문이다. 항상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감 있게 생활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무게감을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안다. 이런 사람은 성공 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성공하기 위해서는 항상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움직여야 한다. 큰일을 도모할 때는 특히 감정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이건 감정이 개입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불분명한 근거와 확신에 매몰되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움직이는 사람은 누구를 만나건, 어떤 상황에 직면하건 떳떳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으며 투명한 경영으로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공명정대함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에서 얘기한 책임감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명분을 중시하고 소신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에겐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싸움이나 희생을 감수할 일이 자주 생기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의 마찰이나 갈등이 싫어서 꼭 해야 할 싸움을 피하거나, 잘 숙성되지 않은 양보나 희생 때문에 생겨나는 손해 보는 느낌을 불안해한다면 절대 큰 뜻을 이룰 수 없다. 잠시 ‘여자’를 잊고 순수한 ‘나’, 조직의 일원인 ‘나’에 집중해보자. 여자라서 못 이룰 일은 없다. 여자라서 어려운 일은 분명 있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유리한 일이 그보다 훨씬 많다.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건 그 길을 가느냐 안 가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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