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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_ 조지훈

by 홍승환 2008. 12. 12.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조지훈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나는 아직도 작은 짐승이로다.

 

人生은 항시 멀리
구름 뒤로 숨고

 

꿈결에도 아련한
피와 고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괴로운 짐승이로다.

 

모래밭에 누워서
햇살 쪼이는 꽃조개같이

 

어두운 무덤을 헤매는 亡靈인 듯
가련한 거미와 같이

 

언제가 한번은
손들고  몰려오는 물결에 휩싸일

 

나는 눈물을 배우는 짐승이로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 겨울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서 한 해를 마무리해 보세요.

  완벽하게 채우지 못했더라도 여백의 미로 남겨두세요.

  여백의 미가 다른 시작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될 테니까요.

  즐거운 금요일,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