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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가을밤의 편지 _ 허후남

by 홍승환 2008. 9. 5.

 

가을밤의 편지

 

                                   허후남

 

 

하고싶은 말 차마 여기서 솔직히
다 할 수가 없겠습니다
움직일 수 있는 건
내 사랑도 마찬가지여서
아무때고 흔들리는 바람같은 것이어서
늘 당신 하나만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언약은 못 하겠습니다

숨기고 또 숨겨도 쉽게 들키는
내 마음을 굳이 그대 창가에
밤새 저 혼자 적시는 이슬처럼 내려 둡니다
혹시라도 나처럼
이런 쓸쓸한 가을밤이 죽어도 싫다면
저홀로 부풀어 가는 저 달처럼
하루도 건너뛰지 말고 내게로 오세요
내 마음 다 채워질 그 보름 만이라도

어디서든 바람 한 주먹이라도
그대 손으로 잡으시거든
부디 내 마음인 듯 꼭 쥐어 주십시오
잠 안 오는 밤이면 먼 하늘에
저홀로 반짝이는 별을 보시거든
부디 내 소식인 듯 고개 끄덕여 주십시오

잊혀지기보다 늘 새로운 듯
나날이 병처럼 깊어져 가는 내 사랑아

 

 

* 2008년 9월 5일 금요일 아침입니다.

  하루에 한 번쯤 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갖기 좋은 계절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