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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_ 정호승

by 홍승환 2008. 4. 1.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2008년 4월의 첫날입니다.

  만우절이라고 너무 심한 거짓말로 장난치지 마시구요~ ^^

  4월 본격적인 봄날, 힘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