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의 시 한 편

저녁별 _ 이준관

by 홍승환 2008. 2. 22.

 

저녁별

 

                                   이준관

 

 

강가에서 물수제비를 뜨다 오는 소년이
저녁별을 쳐다보며 갑니다

빈 배 딸그락거리며 돌아오는 새가 쪼아먹을
들녘에 떨어진 한 알 낱알 같은
저녁별

저녁별을 바라보며
가축의 순한 눈에도 불이 켜집니다

가랑잎처럼 부스럭거리며 눈을 뜨는
풀벌레들을 위해
지상으로 한없이 허리를 구부리는 나무들

들판엔 어둠이
어머니의 밥상포처럼 덮이고
내 손바닥의 거친 핏줄도
풀빛처럼 따스해옵니다

저녁별 돋을 때까지
발에 묻히고 온 흙
이 흙들이
오늘 내 저녁 식량입니다

 

 

* 겨울비 소식이 있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길목의 주말 건강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 _ 김재진  (0) 2008.02.26
큰 노래 _ 이성선  (0) 2008.02.25
한 그루의 나무처럼 _ 이해인  (0) 2008.02.20
인간과 바다 _ 보들레르  (0) 2008.02.19
향수 _ 정지용  (0) 200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