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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도서요약)

by 홍승환 2007. 11. 7.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01 돈맹에서 탈출하라

 

1. 돈 이야기, 제대로 한번 해봅시다

청운의 꿈을 꾸었던 십대 : 산다는 것은 전쟁과 같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화려한 미래를 꿈꿔봤을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갈수록 그 꿈은 점점 잊혀져 가고, 하루하루가 그저 생존을 위한 투쟁의 연속이 되고 만다. 20여 년 전에 지금의 사십대는 비민주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시대적 소명에 대한 갈등으로 힘겹고 가슴 아픈 세월을 보내야 했던 반면 지금의 이삼십대는 치열한 경쟁으로 점철된 사회구조 속에서 평범한 삶 하나를 거머쥐기 위해 취업전쟁에 시달려야 한다.

 

신용카드 때문에 인생 꼬이기 시작했던 이십대 :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이십대에는 대부분 신용카드 때문에 인생이 꼬인다. 최근 재테크가 유행하면서 사회 초년생 시절의 돈 관리에 대해 많이 강조하다 보니, 가급적 돈을 통제하려는 이십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나 이십대라는 나이에 멀기만 한 미래를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기란 여전히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십대의 돈 관리는 인생 전반을 고려하기보다 수익률의 달콤한 맛을 보기 위한 지렛대 자금 모으기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결혼자금을 모으기 위해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하다가는 사십대가 되기도 전에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내집 마련에 허리띠 졸라맸던 삼십대 : 삼십대가 되면 온통 불확실한 삶의 여정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만다. 결혼, 자녀출산과 양육, 내집 마련 등 일련의 중요한 과정들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때그때 커다란 재무사건에 쫓기는 재정운영일 뿐이다. 지금 이삼십대는 자신의 연봉으로 집을 한 평밖에 살 수 없는 희한한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설사 의지를 갖고 내집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 하더라도 20~30년 내내 빚만 갚아야 하는 위험천만한 환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인생의 부록이 되어가는 사십대 : 오늘날 같이 치열하고 복잡한 경쟁적 사회구조 속에서 사회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사십대는 더 이상 안정과 완성의 나이가 아니다. 그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족을 지켜내기 버거운 나이가 되고 말았다. 급격히 증가하는 사십대 가장의 자살률은 우리 사회의 사십대가 직면한 비극적인 상황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혹자는 사십대가 불혹이 아니라 인생의 부록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안정된 미래 계획하기 : 가까스로 소득의 정점인 시기를 지나고 나면 어느새 은퇴를 강요당하는 나이가 된다. 평균 정년 54.46세에 6,548만 원의 금융자산을 갖고 은퇴당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지금의 삼사십대는 평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은퇴 이후에도 자녀교육이 끝나지 않을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지금의 이삼십대는 자칫 잘못하면 6천여 만 원은 고사하고 빚만 안고 은퇴하게 될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게다가 이제는 평균 100세까지 살게 되는 초고령화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평생을 무엇을 바라보고 달려왔는지 되돌아볼 틈도 없이 소득 없고 자산 없는, 최소한의 안전판도 없는 끔찍한 노후를 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작은 꿈일지라도 하나하나씩 달성해가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천하지 못할 계획은 아무 의미가 없다. 실현 가능하고 실천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고통을 받지 않는 미래 계획 세우기가 필요하다.

 

2. 나는 돈맹인가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돈의 함정에 빠져 있다. 돈의 기본 개념을 잘 모르거나 아예 돈 문제를 무시하는 돈맹인 경우가 태반이며, 막연하게 부자를 꿈꾸게 만드는 부자 열풍이 돈맹 양산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오랜 재무설계 상담을 바탕으로 돈맹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대박형 돈맹 : 최근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는 유형이다. 그들은 로또 당첨이나 부동산, 주식 같은 투자상품에서 대박이 터져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착실히 저축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그들의 꿈과는 달리 위험한 투자 때문에 마이너스 인생을 살 위험이 높다. 그들 대부분은 투자를 실패로 이끄는 여러 가지 위험 변수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귀찮이형 돈맹 : 대박형 돈맹이 있는 반면 돈 관리를 귀찮아 하는 귀찮이형 돈맹도 있다. 그들은 돈 계산하는 일, 일일이 용도에 맞게 돈을 모으거나 쓰는 일, 제때 돈 관리하는 일 모두를 귀찮게 여긴다. 요즘처럼 재테크 열풍이 일기 직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유형에 속했다. 현재도 이 유형의 돈맹이 가장 많은데, 이들은 대박형 돈맹보다는 덜 위험하지만, 돈이 많이 새나가는 경향이 있다.

 

초연형 돈맹, 낙관형 돈맹, 자포자기형 돈맹 : 초연형 돈맹 중에는 경제 여건이 극단적인 사람이 많다. 돈에 초연해도 될 만큼 엄청나게 많거나 아니면 생활의 사이클이 일반적인 경우와 다른 사람들이다. 혹은 가진 돈이 너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돈에 연연하는 최근의 세태를 속물스럽다고 생각하며 누군가가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소외감을 느낀다. 이밖에 미래에 대해 막연히 낙관하면서 준비를 소홀히 하는 낙관형 돈맹, 버는 돈이 적기 때문에 돈 관리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자포자기형 돈맹도 있다. 낙관형에 비해 자포자기형은 돈에 대해 대단히 냉소적이다.

 

3. 사례로 본 돈맹의 문제점과 극복방법

대박형 돈맹

1. 집값 상승에 긴장 풀린 대박형 돈맹

사례1. 집값 3억 상승, 대박은 났으나 파산할 수도 있다》

Q. 3년 전 다소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샀습니다. 평당 천만 원이나 되는 40평형대 아파트였지만 교통이나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서 나름대로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현재 평당 1,600만 원 정도이고, 아파트 가격이 올라 만족하지만 2억 정도의 부채 탓에 매월 백만 원이 넘는 부채상환원리금이 부담이 됩니다. 아직 아이는 없고 맞벌이를 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A. 내집 마련은 축하드릴 일이지만, 현재 부채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라 치밀한 재무관리가 필요합니다. 무리하게 내집 마련을 했을 경우,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안심하거나 그저 기뻐할 것이 아니라, 치밀한 재무전략을 수립해 보면서 장기적인 가계의 안정을 위해 자산 재분배까지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2. 무모한 상가투자의 늪에 빠진 대박형 돈맹

사례2. 대박을 바랐던 묻지 마 상가투자의 유혹》

Q. 맞벌이로 살고 있는데, 지난해 무리인 줄 알면서 2억 원 가까이 되는 상가를 분양받았습니다. 갖고 있던 돈은 6천만 원이 전부인데, 일단 분양을 받고 나면 전매를 통해 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덜컥 계약을 했던 것인데, 현재는 전매는 커녕 매매 문의도 없습니다. 이미 계약금에 2차중도금까지 1억 5천만 원을 퍼부은 상태라 이제 와서 포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중 9천만 원은 부채라 부담이 점점 커져가고 상가투자에 대한 전망도 거의 절망적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부부가 맞벌이인 경우 돈 관리에 자칫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위험한 투자에도 지나치게 과감해집니다. 의뢰인의 경우 현재의 상태가 가정의 재무적 위기 상황임을 인식하는 것이 시급하고, 긴축생활을 감수해 위기를 벗어나는 데서부터 시작하여 전체 자산구조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아직 남아 있는 양도금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처분해 그 매매차익으로 해결하고, 저축을 통해 모은 돈으로 잔금을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가처분 때까지는 월세를 감수하고 다시 내집 마련에 대한 계획을 가져야겠습니다. 이제는 대박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차분히 현재의 소득에서 지출을 줄이고 금융상품으로 강제저축을 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3. 대박형 돈맹의 위험성

위의 두 사례의 핵심은 자산가치만 따졌지 미래에 필요한 돈의 액수를 정확히 따져보지 않았던 모순적인 재정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둘 다 대박을 바란 투자에서 결국 반만 성공했을 뿐이다. 그 절반의 성공도 큰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온전한 성공이라 할 수 없다.

 

가정도 흑자도산할 수 있다는 사실 : 흑자도산이란 기업이 회계장부상 이익은 발생하고 있지만 자금경색,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인한 자금 고갈로 자금 회전이 되지 않아 도산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비단 기업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일반 가정도 투자차익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무리한 부채를 끼고 집을 사서, 집값은 오르고 있는데 생활비와 기타 고정지출, 거기에 부채상환원리금 등으로 현금흐름이 막혀 파산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고용불안으로 인해 소득이 매우 불안정한 요즘에는 재무구조가 한순간에 위험해질 수 있다.

 

보유자산가치만 믿고 위기의식을 갖지 않았다 : 위의 두 가정은 모두 현재 보유자산의 가치는 대단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당장 큰일 난 것은 아니라는 자기합리화를 통해 너무 앞뒤 안 가리고 자산을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위태로운 상황을 뚜렷이 절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차대조표 작성을 통해 당장 가정 재무 위험을 분석해봐야 한다.

 

보유자산의 유지비용을 계산하지 않았다 :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재산세나 공시가격 정도는 제때 확인하여 알고 있어야 한다. 주택은 개인의 자산임에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보유세금도 만만치 않다. 거기에 부채까지 있다면 금융비용도 계산해 넣어야 하고, 가족 수 대비 관리비용까지 고려해서 유지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현금흐름을 고려치 않고 투자로 성급히 부자 되려는 대박심리가 문제 : 돈은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냥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자산을 늘려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에 돈이 언제, 얼마가 필요할지를 계산하여 그에 맞춘 자산형성 전략이 필요하다. 정상적인 투자로 미래에 필요한 돈을 한꺼번에 쉽게 마련하고 싶은 마음이야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욕망이지만, 그런 일은 거의 실현불가능하다. 대중의 대박심리에 기대어 진짜 커다란 수익을 챙겨가는 사람들은 이미 위험을 감수해도 괜찮을 정도의 자산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대박심리에 기댈 것이 아니라 인생을 길게 펼쳐놓고 매일 자신의 목표를 위해 꾸준히 인내하고 노력하는 진짜 부자를 꿈꾼다면 집값 폭등 같은 악몽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귀찮이형 돈맹

사례1. 움직일 때마다 돈이 새는 귀찮이형 돈맹

회사원 이 씨는 동창생들에 비해 취업도, 승진도 빨라 나름대로 인정받는 직장인이다. 그런데 유독 돈에 대해서만은 게으른 전형적인 귀찮이형 돈맹이다. 그는 너무 바빠서 돈에까지 신경 쓰며 살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돈 관리에 게으르다 보니 새는 돈이 만만치 않다. 특히 은행수수료나, 공과금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직장에서는 나름대로 인정받고 버는 돈도 적지 않은데 어느 날 돌아보니 모아놓은 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귀찮아서 미룬 돈 관리, 더 귀찮은 미래 만든다 : 이 씨가 한 달 동안 불필요하게 지출하는 은행수수료만 해도 만 원이 넘고, 각종 공과금의 연체료도 하나하나 모이면 적은 돈이 아니다. 돈 관리가 복잡하고 귀찮은 것은 사실이지만 제대로 돈을 관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더욱 심각해져서 안 써도 되는 돈을 쓰게 되는 일만 늘어날 뿐이다. 하루에 단 몇 분만이라도 차분히 앉아서 지출예산을 따져보면 좋을 텐데, 귀찮아서 번번이 미룬 것이 이제는 재무구조의 악순환을 만들었고,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돈이 여기저기 새나가고 있는 것이다.

 

목돈을 모을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다 : 

 

우리는 단지 귀찮아서 수천만 원의 돈을 버리고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이나 투자처를 찾기에 앞서 가지고 있는 돈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돈 관리는 습관의 문제 : 한 달에 단 하루만이라도 평소보다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이 씨는 돈맹에서 벗어나 제대로 돈 관리를 할 수 있다. 이 씨의 경우, 급여를 받으면 우선 저축을 한 뒤 생활비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즉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연체료가 붙는 금액을 지불하고 남는 금액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돈 관리가 귀찮아서 돈에 무심해진 돈맹은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아예 버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미래는 더욱 불안하게 느껴질 뿐이다. 귀찮이형 돈맹에서 벗어나려면 오히려 돈 쓰는 것을 귀찮아 해야 한다.

 

초연형 돈맹

사례1. 오늘 하루가 모이고 모여 미래를 만든다》

사회단체에서 일하는 조 씨는 현재 아내와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돈에 대해 첫째, 돈을 너무 밝히는 것은 속물스러울 뿐 아니라 이기적이다. 둘째,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그만이다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조 씨의 아내는 남편이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그저 술값과 각종 단체에 내는 기부금만 조절해도 당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씨는 돈이 없다고 당장 살림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일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돈 문제에 신경 써야 하느냐고 생각한다. 이 부부의 자산은 임대보증금이 전부인데, 그마저도 카드빚과 마이너스통장 대출금을 빼고 나면 순자산은 마이너스가 된다. 더구나 월소득은 200만 원이 채 되지 않고, 부채원리금상환에만 80만 원이 지출되고 있다.

 

돈에 초연한 것이 아니라 불안함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일 뿐 : 주로 남자인 경우가 많은 초연형 돈맹은 돈에 대한 대범한 , 초연한 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돈 걱정, 미래 걱정을 하는 사람을 보면 쩨쩨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은 세상사에 얽매이지 않는 선비의 모습을 보이려 한다. 그러나 바꿔 말해, 초연형 돈맹은 돈에 대한 강박관념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경향이기도 하다. 조 씨와 같이 순자산과 현금흐름이 모두 마이너스인 상태에서의 초연함은 불안한 미래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당장의 핑계에 불과한 것이다.

 

돈을 밝히는 것과 돈에 밝은 것은 다르다 : 돈을 밝히는 사람은 모든 것에 돈을 우선시 하는 사람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하거나 투기와 도박 등으로 치부하는 사람은 돈을 밝히는 사람이다. 반면 현실을 직시하고 제한된 소득을 절약하여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은 돈에 밝은 사람이다. 돈의 노예가 되는 사람은 돈을 밝히는 사람이지만 돈의 속성을 알고 돈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은 돈에 밝은 사람이다. 조 씨가 돈에 밝은 사람이 되려면 막연한 믿음이나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미래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해야 한다. 누가 10억을 벌었든 100억을 벌었든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행복에 필요한 만큼의 돈을 준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근거 없는 낙관으로 돈에 관한 속설만 믿는다 : 조 씨는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말처럼 아직 적당한 기회가 안 왔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고 막연히 잘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이다. 이들은 언뜻 보면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 같지만, 사실은 대단히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얼마가 됐건 다 쓰는 스타일이다. 미래는 지금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매사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는 가정을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끼친다.

 

02 급변하는 금융환경, 급증하는 금융맹

 

1. 생각보다 심각한 금융맹 문제

금융맹이란 무엇인가 : 금융맹(Financial Illiteracy) 이란 문맹, 컴맹, 넷맹처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만들어진 용어로서, 점점 복잡해지는 금융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빗대어 일컫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게 들리지만 여러 선진국에서는 금융소비와 관련하여 심각하게 대두되는 사회문제를 표현하는 일반적인 용어로 쓰이고 있다. 금융맹의 심각성은 그 문제가 단지 혼자 모른다는 개인의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금융맹의 증가는 사회 전체의 저축률을 저하시키고,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며, 그에 따라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개인자산의 운영구조가 빠른 속도로 변하는 가운데 상품의 정확한 내용과 어느 정도 위험한지도 모른 채 투자하는, 이른바 묻지 마 투자 가 늘어나는 것도 금융맹 문제의 전형이다. 귀찮아서 혹은 어려워서 금융맹인 채로 살아간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금융소비를 제대로 해온 사람과 금융비용의 차이, 금융이자의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다. 작은 방심이 훗날 극단적인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변화를 거부한 채 금융맹으로 남아서는 안 될 것이다.

 

2. 사례로 본 금융맹의 문제점과 극복방법

귀찮이형 금융맹

사례1. 월급통장 하나에 돈을 방치하다》

미혼인 공무원 이 씨는 은행의 보통예금통장에 연결된 월급통장 단 한 개만 갖고 있다. 단지 귀찮아서 월급통장이 개설된 은행만 줄곧 이용했던 것이다. 통장 잔고는 4,200만 원이 조금 넘고, 매달 기본적인 지출만 하고 남는 돈은 그대로 통장에 쌓아두었다. 최근 주변에서 펀드다 뭐다 해서 돈 불리기에 관심이 쏠리는 현상이 내심 신경 쓰이지만, 막상 돈을 여러 곳에 분산해 놓는 것이 탐탁치 않다.

 

귀찮아서 포기하는 금융이익 : 금융상품의 흐름이 전통적인 예  적금 구조에서 펀드를 비롯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금융소비자들은 이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는커녕 꿈쩍도 하지 않는 귀찮이형 금융맹은 이제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그 귀찮음의 이면에는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숨겨져 있다. 모르는 것을 들키기도 싫고 그렇다고 따로 공부를 하거나 정보를 얻기에도 자신이 없다. 은행 이외의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도 이들을 금융맹으로 내모는 데 한몫한다. 공무원 이 씨는 매달 평균 50만 원씩을 보통예금에 쌓아왔는데, 이것을 수익률 5%의 금융상품으로 관리했다면 지금은 4,200만 원이 아니라 4,900만 원이 된다. 그는 이자 700만 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고스란히 포기한 셈이다.

 

발품형 금융맹

사례1. 동분서주의 효율성을 의심하라》

결혼 7년차의 주부 강 씨는 출산 뒤 맞벌이를 그만뒀다. 직장 다닐 때 모은 소득은 모두 저축했고, 지금은 남편의 월급 180만원을 쪼개 생활한다. 생활비에 100만 원만 쓰고, 나머지 80만 원은 여러 통장으로 나눠 관리한다. 강씨의 돈 관리 철학은 발품이다.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은행부터 증권사까지 돌아다니며 추천해주는 여러 상품들에 나누어 가입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불안하다.

 

발품 팔아 이것저것 해보지만 여전히 금융맹 : 앞서 소개한 공무원 이 씨보다는 강 씨처럼 발품을 파는 것이 훨씬 낫다. 그러나 강 씨는 상품정보를 충분히 안내받지 못한 채 주로 금융회사의 프로모션 상품에만 가입하다 보니, 수익을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낸 적보다는 수익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마음을 졸인 경우가 많았다. 이유를 모른 채 묻지 마 투자에 운명을 맡긴 탓이다. 이처럼 귀찮아서 혹은 금융교육을 받지 않아서 생기는 금융맹 문제는 많은 금융소비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무관심형 금융맹

사례1. 열심히 벌었는데 내 돈이 다 어디 갔지?》

소규모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김 씨는 월 평균 600만 원 정도를 번다. 남편의 급여 300만 원을 합하면 수입이 월 평균 900만 원이다. 그러나 남들에 비해 많이 버는 것 같은데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재무설계를 받아보니 자신과 남편이 너무 계획 없이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재무설계사는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가정에서 쓰는 비용을 철저히 구분하고, 핸드폰은 요금제를 변경하고, 보험을 정리하여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기만 해도 총 200만 원에 가까운 여유자금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고 한다.

 

가족의 행복이 새고 있다 : 김 씨와 같이 돈의 소중함과 관리방법에 대해 모르거나 무관심한 경우도 금융맹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매일 알게 모르게 새는 돈의 소중함을 모르고,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모른다. 그러면서 저축할 여유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도 갖지 못하거나 대책 없는 낙관주의에 빠지고 말아 결국은 과소비로 이어진다. 금융맹 퇴치는 문맹 퇴치보다 어렵다. 스스로가 금융맹임을 인식하지도, 인정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금융맹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상적 정보 습득과 전문가 활용이라는 카드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

 

 

 

03 금융맹 극복은 똑 소리 나는 금융소비부터

 

1. 금융기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융기관의 서비스적 측면을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보다는 금융기관을 일종의 공적 영역으로 이해하며, 그들이 금융 면에서 개개인에게 혜택을 준다고 생각해서 금융기관에게 자신의 요구사항을 당당히 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눅 들어 금융 기관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갖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은 은행 외에는 이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증권사나 종금사 등을 굉장히 특별한 곳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최근에는 CMA계좌가 유행하면서 이런 선입견이 크게 사라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은행만을 이용하거나 그래야만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편 금융 기관의 자율경영이 확산되면서 모든 금융기관에서 고유의 업무영역이 사라지고, 모든 금융기관들이 금융상품 종합유통몰이 되어가고 있다. 은행은 백화점 같은 수준으로, 증권사나 종금사는 대리점 혹은 직영점, 보험사는 방문판매업체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개 백화점과 대리점, 방문판매업체 같은 보통의 유통업체에서는 판매상품에 구분이 있지만 금융기관에서는 고객의 인식 차이가 있을 뿐 판매상품에는 차이가 없다. 현재 금융기관은 자율경영이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고 금융기관 간 벽이 허물어지면서 같은 상품이라도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며 판매경쟁을 하는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거래 금융기관을 선택할 때는 냉정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자본시장 통합법까지 도입되고 한미 FTA 체결로 인해 국가 간 거래가 급증하며 신금융상품이 개방되는 등 금융환경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금융도 소비의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금융기관 간 분업이 명확하고 금융상품이라는 것도 대단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금융을 단지 필수적인 거래를 위해 이용하는 수준으로 생각했지만, 이제 금융산업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들이 무한경쟁을 벌이는 산업이 되었다. 예  적금상품, 대출, 보험 상품 등을 비롯해 직원들의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상품이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된 시점에서 소비자의 권리는 도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와 비용절감 등 소비자 이익을 크게 키우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금융맹을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는 바로 금융 소비자 권리를 자각하고 제대로 활용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2. 지혜로운 금융소비로 금융맹에서 탈출하라

미래가 얼마나 불안한지는 앞서 충분히 언급했다. 그런 불안함에 허탈감과 조급함까지 안겨주면서 재테크가 유행처럼 번졌다. 그냥 과거처럼 은행에 가서 적금 들고, 월급 받아 남은 돈은 월급통장에 남겨두는 식으로는 안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하루만 넣어두어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한다. 모든 과정의 테크닉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 재테크 공부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단지 금융소비를 지혜롭게 하면 된다. 특히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소비자들의 권리를 알아서 챙겨주지 않는다. 오히려 상품판매에 급급해 비합리적인 금융소비를 부추기는 경향이 짙다. 지혜로운 금융소비를 위해 무엇을 경계해야 하고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알아들을 수 있을 때까지 물어보라

- 금융기관에 당당해져라

우리가 스스로 지키지 않는 권리로 인해 많은 금융비용이 새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괜히 금융기관을 상대로 주눅이 들어 당당한 소리를 내면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함에 모든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금융소비자는 약자가 아니다. 약자라는 생각에 머물지 않고 제대로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융기관에게 약자가 아니라 소비자이다. 구매하는 상품이 마음에 안 들면 등 돌릴 수 있고, 서비스가 맘에 안 들면 따질 수 있으며, 손해 본 일이 있으면 되돌려 받아야 한다. 그래야 금융환경이 진정으로 선진화될 수 있다. 동북아 금융허브를 꿈꾼다는 야심에 비하면 지금 우리의 금융환경은 대단히 열악하고 서비스는 후진적이다. 금융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져 가고 있으며 불완전판매와 관성적인 금융소비가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금융기관도, 안전한 금융상품도 없다. 예금부터 대출까지 우리가 알고 이용할 때 반드시 제대로 챙겨야 하는 소비자 권리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나가는 것이 바로 고도의 재테크보다 훨씬 안전한 돈 관리, 돈 불리기가 될 수 있다. 

 

- 은행 직원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겠어요

 

금융상품은 점점 더 많아지고, 용어도 전문화되어 가면서 금융회사를 찾는 고객의 상당수가 소외감을 느낀다. 그래서 직원의 권유에 일방적으로 따를 뿐 꼼꼼히 따져 선택하지 못한다. 게다가 보통 사람들에게 은행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금융도 하나의 상품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나 자신을 금융을 소비하는 소비자로 생각해야 한다. 원리상 시장에서 콩나물 한 봉지 사는 것과 같은 행위다. 특히 금융상품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 수단인 돈과 관련된 상품이기 때문에 더욱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무식해 보일까봐, 창피해서, 알아서 해줄 것이란 일방적 믿음 때문에 남이 시키는대로 하면 손해 볼 수밖에 없다. 금융소비자 대부분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특히 금융기관 직원이 전문용어를 많이 구사하면 왠지 주눅이 들어 쉽게 설명해 달라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다. 금융기관 직원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다면, 나만 까다롭게 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도, 더 질문하는 것을 번거롭게 여겨서는 안 되고, 직원의 답변을 구두 상으로 신뢰해서도 안 된다. 정확한 투자설명서 혹은 소책자를 통해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고, 처음 상담받는 자리에서 가입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는데, 최근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펀드 가입 시 물어볼 사항 23가지를 다음 표로 정리하였다.

 

- 펀드 전문 사이트에 가면 펀드 성적표가 있다

펀드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이 비교적 쉽게 펀드 정보를 찾으려면 인터넷에서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www.amak.or.kr)의 전자공시 사이트나 시중 펀드 평가사의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것이 가장 좋다. 제로인(www.zeroin.co.kr)과 한국 펀드평가(www.kfr.co.kr), 모닝스타코리아(www.morningstar.co.kr)가 대표적이다. 펀드를 평가할 때는 일단 해당 펀드의 등급을 눈여겨봐야 한다. 제로인의 경우 태극 마크의 개수, 한국펀드평가와 모닝스타는 별의 개수로 펀드 성과 등급을 정해놓고 있다. 태극마크나 별이 다섯 개인 펀드가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고, 특히 수익률 상위 펀드 등을 지속적으로 공시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상품을 선택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출도 금융상품>

- 은행직원이 고마워 4년간 200만 원 까먹었다

사례1. 대출해줘서 고맙습니다》

2천만 원짜리 전셋집에 살던 김 씨는 4년 전 대출을 끼고 집을 마련했다. 6천만 원짜리 빌라를 사면서 4,500만 원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은행직원을 만나 20년 장기원리금상환방식으로 대출계약을 맺었다. 금리가 어느 정도인지, 왜 원리금으로 갚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그냥 내 집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은행이라는 생각에 은행직원에게는 말도 못 붙이고 시키는 대로 서류에 서명만 했다.

 

대출은 금융상품일 뿐이다 : 김 씨의 대출 조건은 7.5% 확정금리였다. 김 씨가 대출을 받던 2002년 당시 담보대출금리는 변동금리로 5.7~6%대였고 본격적인 저금리시대가 시작되기 직전이어서 금리가 조금씩 내리는 상황이었으므로 김 씨는 굳이 확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상환방식도 20년에 걸쳐 원리금으로 갚을 이유가 없었다. 그는 현재 매월 36만 원씩 상환하고 있다. 원리금상환방식은 초반 이자상환 비중이 더 높다가 뒤로 갈수록 원금상환 비중이 높아진다. 그는 지금까지 이자만 많이 냈을 뿐, 갚은 원금은 4년 동안 410만 원도 안 됐다. 만약 김 씨가 원금균등상환방식으로 계약했다면 지금쯤 900만 원을 갚고도 남는다. 더불어 변동금리였다면 매월 원리금 부담이 36만 원이 아니라 32만 원으로 떨어진다(6% 예시). 4년간 200만 원이 넘는 이자를 더 부담한 셈이 됐다. 대출 조건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탓이다. 서민의 처지에서는 한 푼의 이자라도 더 줄여야 한다. 은행직원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안내할 수 있지만, 현재 은행을 비롯한 많은 금융회사들은 서민의 입장에 서기보다는 실적 올리기에만 여념이 없다. 이렇다 보니 서민 살림살이에 희망을 주기는커녕 주름살만 더 지우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김 씨 같은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이제 금융소비자들이 대출 조건 결정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따지고, 금융회사에 당당하게 설계를 의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금융소비자 주권 찾기의 핵심이다.

 

- 대출받을 때 꼭 해야 할 질문 10

* 대출 우대금리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대금리는 몇 %인가?

* 담보가 있는데 금리를 할인해줄 수 있나?

* 처음 금리가 계속 적용되나?

* 변동금리로 가입하면 나중에 금리가 많이 올라가지 않나?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전망에 관한 간단한 보고서를 보여주고 쉽게 설명해달라.

* 어떤 상환방식으로 갚아나가게 되나?

* 이 상환방식이 구체적으로 뭐가 유리한가?

* 더 유리한 상환방식은 없나? 다른 상환방식과 비교한 표를 만들어 보여달라.

* 중간에 상환 방법을 바꿀 수 있나?

* 중간에 원금을 갚을 때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대출 계약서 사본 1부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

 

변액보험 설계사만 잘 만나면 은퇴 준비 든든하다〉

- 사업비 때문에 변액보험은 무조건 나쁘다?

변액보험이 갖고 있는 사업비 문제점과 보험사의 폭리, 투명하지 못한 보험료 산정과정이 있다 해서 그 상품이 갖고 있는 장점을 다 무시할 필요는 없다. 평균수명이 점점 길어져서 조만간 100세를 살게 될 전망이다. 노후준비를 위한 연금 준비는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준비이다. 이렇게 연금 재원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변액연금이 가장 큰 강점을 가진 상품인데, 변액연금의 가장 큰 강점은 은퇴시점에 연금으로 전환해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거기에 일반 연금상품과는 달리 관리만 잘하면 투자수익을 통해 수령할 연금을 좀 더 넉넉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강점은 짧게 가입해서는 크게 키울 수 없다. 최소 10년 이상, 가급적 길게 납입하다가 소득이 완전히 중단되는 시점에서 연금으로 전환하면 좋다. 10년 이상 장기 가입이 아닌 경우와 막연한 장기 자산형성을 위해 강제저축 하듯 하는 개념으로 가입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변액보험의 또 다른 강점은 1년에 보통 2회 이상 펀드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직접 시장에 대한 판단을 전제로 변경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판매자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변액보험에 가입할 경우, 판매자의 전문성과 향후 계속적인 관리를 해줄 만큼 지속적으로 그 직업에 종사할지도 관건이다. 또한 무작정 가입할 것이 아니라 과거 누적수익, 수수료, 펀드의 종류, 운용사, 판매자의 전문성과 직업지속성 등을 꼼꼼히 따져 비교해본 후 가입하는 지혜가 가입 이후 불편해지는 일을 줄여줄 것이다. 

 

 

은행에서 특별한 보험을 판다?〉

방카슈랑스 상품이라고 특별한 보험상품은 아니다 : 방카슈랑스는 보험사가 아닌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보험사의 대리점 또는 중개사로 등록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제도다. 보험사에서 상품을 만들고 다른 금융회사들은 보험사로부터 상품을 받아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에서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는 은행의 신용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 보험상품을 만든 보험사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 또한 정확한 상품 내용과 해당 보험사에 대한 신용, 사후관리를 위한 판매인 등을 잘 고려해봐야 한다. 그런데 보통 소비자들은 은행에서 가입하는 보험상품은 은행에서 만드는 특별한 상품일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은 보험사 상품을 은행이 판매대행하는 것일 뿐이다.

 

은행에서 파니까 더 싸게 팔 것이라는 믿음 : 은행에서 보험에 가입할 때 은행직원은 은행에서 판매하므로 설계사 수수료가 나가지 않아 보험회사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안내한다. 그러나 보험소비자연맹에서는 보험설계사 수수료 대신 지불하는 은행의 모집수수료율이 2~4%에 달해 보험료 인하효과는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보험사에서 가입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맞춤형 설계나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카슈랑스 상품의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도 있다.

 

- 은행에서 보험 가입할 때 물어봐야 할 사항 16

* 이 보험은 은행의 상품인가, 보험사의 상품인가?

* 은행에서 가입하는 게 보험사보다 보험료가 싼가? 싸다면 실제로 비교한 자료가 있나?

* 은행에서 보험을 가입하면 어떤 점이 더 유리한가?

* 이 보험상품의 사후관리는 은행에서 해주나? 어떻게 해주나?

* 보장성 보험인가, 저축성 보험인가?

보장성 보험인 경우

*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어디로 전화해야 하나?

* 보험금은 은행에서 지급하나, 보험회사에서 지급하나?

* 구체적으로 보장이 되는 내용과 보장이 안 되는 내용은 무엇인가?

* 만기환급금은 언제, 얼마를 받게 되나?

* 보험료는 언제까지 내야 하나?

* 중간에 해약하게 되면 어떻게 되나?

저축성 보험인 경우

* 이 상품의 금리는 얼마인가?

* 은행의 예금상품보다 어떤 점이 유리한가?

* 언제 찾을 수 있나? 연금이라면 언제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나?

* 계약서 사본과 약관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 약관 내용 중 꼭 알아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금융공부 방법〉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금융공부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은 펀드 관련 사이트와 친해져보자. 펀드닥터(www.funddoctor.co.kr), 제로인(www.zeroin.co.kr), 모네타(www.moneta.co.kr) 등 의 펀드 관련 사이트를 그저 습관처럼 아침에 출근해서 혹은 점심식사 후 잠깐 시간을 내서 하루에 5~10분정도 방문해보자. 펀드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월 5만~10만 원 정도를 가지고 금융공부를 위한 묻지 마 투자를 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만약 손실이 난다면 금융지식을 배우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하자.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서 펀드에 가입하면 소액으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터넷 신문의 메일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www.hankyung.com), 매일경제신문(www.mk.co.kr) 등의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하고 관심분야를 금융 또는 재테크로 신청하고 매일 아침 수신되는 메일을 읽어보자. 일주일에 한 번 금융기관 방문의 날을 정해서 근처의 금융기관을 한 번에 한 군데씩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상담도 받아보고, 투자상품 관련 안내책자나 전단지를 가지고 와서 읽어보다 보면 자연스레 당당한 금융소비자로서 금융맹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04 모두가 행복한 미래, 부동산 불패신화에서 깨어나라

 

1. 부동산 대박의 함정

우리 사회는 부동산 불패신화의 광풍에 휘둘리고 있다. 은행에 저축하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것이 나중에 더 큰 차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부동산 불패신화의 정체이다. 부동산 투자가 가장 효과적인 자산 불리기라고 믿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여전히 부동산 투자는 재테크의 커다란 화두로 자리 잡고 있으며, 심지어 집을 사는 데 미치라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부동산 재테크의 달콤한 유혹은 실패의 커다란 그늘을 책임지지 않는다. 이미 집을 사서 집값 폭등에 이익을 본 사람들에게조차 과연 그것이 성공한 재테크인지도 진지하게 물어봐야 할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대박을 위해 과감하게도 잠재적 파산자가 되는 무모함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현재 정부는 부동산과 한판 전쟁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마치 상식인 것처럼 만연해진 상황에서 어떤 정부라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리라는 점을 찬찬히 뜯어보자.

 

2. 집은 투자대상이 아니라 사는 곳이 되어야 모두가 행복하다

이제는 부동산으로 물가상승 이상의 과도한 초과수익을 챙기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객관적인 환경이 아니더라도 미친 듯 오르는 집값은 우리 모두 말려야 하는 일이다. 내 집값이 연관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제는 소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사람이 살기 위해 필수 요소인 집을 가지고 대박을 바라는 것은 먹거리에 장난쳐서 돈 버는 것만큼 이기적인 것인지 모른다. 내집 마련의 꿈은 이제 투자가 아니라 거주를 위하는 소박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 또한 그 꿈은 다른 사람들과 그들 가정의 미래를 재무적으로 위협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집은 사는 곳이다. 팔아서 돈 남기는 수단이 될 때 누군가는 반드시 그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과도해지면 결국 금융위기와 그로 인한 공적자금의 투입으로 이어지고, 결국 우리 모두의 세금으로 감당해야 하는 웃기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집값이 많이 올라 기쁜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이성적으로 사회를 생각하고 집에 대한 건전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왜곡된 부동산 시장은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