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의 시 한 편

아픈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 _ 도종환

by 홍승환 2007. 6. 12.

 

아픈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

 

                                                          도종환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들판일수록 좋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 한 장일수록 좋다.
누군가가 와서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단 한 가지 빛깔의
여백으로 가득 찬 마음,
그 마음의 한 쪽 페이지에는
우물이 있다.

그 우물을 마시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 우물은 퍼내면 퍼낼수록
마르지 않고,
나누어 마시면 마실수록
단맛이 난다.

사랑은 가난할수록 좋다.
사랑은 풍부하거나 화려하면
빛을 잃는다.
겉으로 보아 가난한 사람은 속으로는
알찬 수확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너무 화려한 쪽으로 가려다
헤어진 사랑을 본다.
너무 풍요로운 미래로 가려다
갈라진 사랑을 본다.
내용은 풍요롭게,
포장은 검소해야 오래가는 사랑이다.

 

 

* 2007년 6월 12일 화요일 아침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한번뿐인 시간들입니다. ^^

  지금 지나가고 있는 1분 1초는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멋진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