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한수산
우리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여자의 많은 것들 가운데
한 조각을 사랑하는 겁니다.
우리가 한 남자를 사랑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우리는 그 남자를 이루고 있는 많은 조각 가운데
겨우 하나를 사랑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조그만 조각을 우리는
그 남자의 혹은 그 여자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사랑에 빠집니다.
미움도 거기서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한 조각이
어느 날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며,
그 남자는 자신이 결코 좋아할 수 없는
다른 많은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알 때의 그 실망,
미움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조금 물러서서 바라보면,
다시 되돌려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한 사람에게서 너무
많은 다른 것을
잊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 2014년 9월 30일 화요일입니다.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이 흘러 벌써 9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한 달 마무리 잘 하시고 새로운 달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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