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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_ 함석헌

by 홍승환 2014. 9. 17.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2014년 9월 17일 수요일입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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