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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낙엽 _ 오세영

by 홍승환 2012. 11. 27.

 

낙엽

 

                                 오세영

이제는 더 이상
느낌표도 물음표도 없다.
찍어야 할
마침표 하나.

다함없는 진실의
아낌없이 바쳐 쓴 한 줄의 시가
드디어 마침표를 기다리듯
나무는 지금 까마득히 높은 존재의 벼랑에
서 있다.

최선을 다하고
고개 숙여 기다리는 자의 빈손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빛과 향으로
이제는 神이 채워야 할 그의 공간,

생애를 바쳐 피워올린
꽃과 잎을 버리고 나무는
마침내
하늘을 향해 선다.

여백을 둔 채
긴 문장의 마지막 단어에 찍는
피어리어드.

 

 

* 2012년 11월 27일 화요일입니다.

  거리의 풍경이 가을에서 겨울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낙엽 밟는 소리도 이제 곧 들리지 않겠네요.

  쌀쌀한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