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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비망록 _ 문정희

by 홍승환 2012. 7. 24.

 

비망록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 2012년 7월 24일 화요일입니다.

  통영초등생, 울산자매, 제주올레길 사건 등 사회안전망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도가니법으로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지만 여전히 허점을 보이고 있네요.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가장 기본적인 것들부터 다시 돌아볼 때입니다.

  폭염으로 무더운 여름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