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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여름편지 _ 이해인

by 홍승환 2012. 7. 26.

 

여름편지

 

                                         이해인

 

 

움직이지 않아도
태양이 우리를 못 견디게 만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서로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기쁨으로 타오르는
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우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자고 했지?

바닷가에 나가지 않아도
파도소리가 마음을 흔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
매일을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여름을 좋아해서
여름을 닮아가는 초록빛 친구야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
너의 싱싱한 기쁨으로
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
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 2012년 7월 26일 목요일입니다.

  이번 주는 여름다운 날씨의 연속입니다.

  시원한 바다, 나무그늘, 계곡, 팥빙수, 수박, 얼음이 생각나네요.

  시원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