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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오래 되었네 _ 나해철

by 홍승환 2012. 7. 18.

오래 되었네

 

                                          나해철



오래 되었네
꽃 곁에 선 지

오래 되었네
물가에 앉은 지

오래 되었네
산길 걸어 큰 집 간 지

오래 되었네
여럿이서 공놀이 한 지

오래 되었네
사랑해 사랑해 속삭여 본 지

오래 되었네
툇마루에 앉아 한나절을 보낸 지

오래 되었네
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어머니 다정하게 불러 본 지

오래 되었네
산 밑 집에서 들을 바라보며 잠든 지

오래 되었네
고요히 있어 본 지

오래 되었네
고요히 고요히
앉아 있어 본 지

 

 

*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초복입니다.

  작은 것들을 잊고 살면서 문득문득 그것들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편지지에 편지쓰기, 점심식사 후 멍하니 걷기, 수도가에서의 등목, 옛친구에게 전화하기...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들을 다시 한번 해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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