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되었네
나해철
오래 되었네
꽃 곁에 선 지
오래 되었네
물가에 앉은 지
오래 되었네
산길 걸어 큰 집 간 지
오래 되었네
여럿이서 공놀이 한 지
오래 되었네
사랑해 사랑해 속삭여 본 지
오래 되었네
툇마루에 앉아 한나절을 보낸 지
오래 되었네
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어머니 다정하게 불러 본 지
오래 되었네
산 밑 집에서 들을 바라보며 잠든 지
오래 되었네
고요히 있어 본 지
오래 되었네
고요히 고요히
앉아 있어 본 지
*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초복입니다.
작은 것들을 잊고 살면서 문득문득 그것들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편지지에 편지쓰기, 점심식사 후 멍하니 걷기, 수도가에서의 등목, 옛친구에게 전화하기...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들을 다시 한번 해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의 등불 하나 걸어놓고 _ 박성철 (0) | 2012.07.20 |
---|---|
촛불 _ 황금찬 (0) | 2012.07.19 |
안개침엽수지대 _ 이문재 (0) | 2012.07.17 |
장마철의 기도 _ 정연복 (0) | 2012.07.13 |
담쟁이 _ 홍수희 (0) | 2012.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