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홍수희
담쟁이 벽을 오르고 있다
다홍빛 불도장
다섯 손가락
싸늘한 담벼락 위에
겨울판화처럼
얼음화석처럼
눈물로 아로새겨지도록
한 손바닥 두 손바닥
천천히 몹시 천천히
붉게 뜨겁게 벽을 오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험한
제 안의 벽을 오르고 있다
제 안의 한계를 오르고 있다
담쟁이는 알고 있는 거다
희망은 항상
벽 너머에 있다는 것을
* 2012년 7월 12일 목요일입니다.
건물을 온통 초록으로 뒤덮고 있는 담쟁이들을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듯한 모습으로 여름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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