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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아침언어 _ 이기철

by 홍승환 2012. 5. 11.

 

아침언어

 

                                       이기철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
꽃들은 얼마나 지난 밤을 참고 지냈을까
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
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
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
모든 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초록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
사람을 기다려 보면 즐거우리라

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
그러나 꽃의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
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
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
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모음일 것이다

 

 

* 2012년 5월 11일 금요일입니다.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집니다.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금요일 아침,  한 주의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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